정부가 '5·23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가 크게 감소하는 등 부동산경기가 수직 하락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와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 수는 주택경기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당분간 부동산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는 2천4백37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말의 1천4백13가구보다 한 달 새 72%(1천24가구)나 늘었다. ▶관련기사 A31면 5월 말까지 61가구에 불과했던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는 한 달 새 1백12가구로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인천도 이 기간 중 2가구에서 75가구로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는 안산과 용인시를 제외하고도 5월 말의 1천3백50가구보다 무려 9백여가구 늘어난 2천2백50가구에 달했다. 경기도청 주택과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 증가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지난 2001년 수준인 7천여가구까지 급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시장의 미래 수요를 나타내는 청약통장 가입자도 급감했다. 올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청약통장(예금·부금·저축) 신규 가입자는 지난 5월 32만9천8백92명을 정점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6월 신규 가입자는 전달보다 무려 10만7천여명이 감소한 22만1천3백67명에 그쳐 지난 3월과 4월 수준에도 못미쳤다. 월간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는 지난 1월 16만명에서 꾸준히 증가,아파트시장이 달아오른 3월에는 처음으로 25만명을 돌파했었다.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로 가수요가 사라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자칫하다간 부동산경기의 장기 불황으로 이어져 내수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