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시중 부동자금이 땅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토지시장에서도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우선 정부 규제를 피해 토지거래 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을 선호하고 있다. 또 한계농지 농가주택 등 정부 규제가 풀리고 있는 농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토지는 환금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는 만큼 묻지마 투자는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땅투자 관심 증가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가 나온 지난 5월23일 이후 땅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PB팀장은 "최근 투자상담을 해보면 주로 1억~3억원 안팎의 돈으로 땅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부쩍 증가했다"고 밝혔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도 "요즘 투자자들은 '어느 지역의 땅을 얼마에 사려고 하는데 괜찮겠느냐'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질문하며 투자기간은 1~2년 정도로 잡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RE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여유자금을 중장기로 투자하기 위해 땅을 많이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법원 경매시장은 토지거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토지 투자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땅도 차별화 양상 일선 중개업소들은 투자자들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돌공인의 진명기 대표는 "전원주택지의 경우 양평처럼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의 인기는 떨어지는 반면 용인 양지면 등 비토지거래 허가구역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투자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 집보아닷컴의 배점숙 대표는 "충청권 투자자들은 최근 천안 대전 등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피해 태안군 등 서해안 펜션부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가주택 한계농지 등 정부 규제가 풀리고 있는 농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월간 전원주택이 지난 13일 개최한 한계농지 투자설명회에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투자설명회에 나선 농림부의 이봉훈 서기관은 "정부는 도시자본의 농촌 유치를 위해 한계농지나 농가주택 구입에 대한 투자 장애물을 대폭 없애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원주택 펜션부지 등을 매입하려는 이들이 한계농지나 농가주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