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5· 23 부동산안정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값이 하락했는지 여부를 놓고 정부와 업계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발휘해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입장인 반면 업계는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하락세는 아니라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발표한 '분양권·재건축아파트·일반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를 통해 지난 7일 현재(5월23일 대비) 아파트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은 8.7%,재건축아파트는 2.8%, 일반 아파트는 2.4%씩 가격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은 8.3%,재건축아파트는 2.6%,일반아파트는 2.2%씩 하락했다. 또 수도권은 분양권 프리미엄 3.6%,재건축아파트 3.4%,일반 아파트 0.3%의 하락률을 보였다는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특히 행정수도 후보지인 충청권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19.6%나 떨어졌고 일반 아파트 시세도 6.7% 하락했다고 국세청은 덧붙였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자체 조사자료를 근거로 거의 변동이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내집마련정보사가 국세청이 조사 대상으로 삼은 아파트의 가격동향을 자체 분석한 결과 분양권 프리미엄과 재건축아파트,일반 아파트의 가격은 지난달 23일이나 지난 7일이나 거의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논현동 동부센트레빌 등 18개 조사대상 아파트 중 16개 아파트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지난달 23일이나 지난 7일이나 거의 같았고,서울 신수동 대원칸타빌과 경기도 김포 프라임빌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오히려 각각 2천1백만원,5백만원 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도 서울 잠실동 잠실2단지와 서울 둔촌동 주공1단지 등 일부 재건축아파트는 5백만∼7백50만원 정도 떨어졌으나 대다수의 다른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변동이 없거나 반대로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일반 아파트값도 서울과 수도권,충청권 등 모든 투기지역에서 가격변동이 거의 없었다. 부동산 114도 지난주 주간 부동산 동향자료를 바탕으로 "정부의 5·23 대책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된 것은 맞다"면서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떨어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하락세로 접어 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심리적인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고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는 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