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이 급랭하면서 업체들이 실수요자 끌어들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분양가 인하와 금융혜택 확대에 나서는가 하면 부녀회 등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에까지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19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경기도 안양 신평촌 현대홈타운을 분양하면서 계약금 분납제를 실시키로 했다. 총분양대금의 20%에 달하는 계약금을 이달 말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납부토록 했다. 현대건설은 하반기 공급예정인 아파트에도 금융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분양가 거품을 없애기로 했다. 현대건설 지태구 부장은 "시행사와 시공사 모두 분양계약률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도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가를 조정할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미분양사태를 막기 위해 분양팀에서 마케팅 방안을 새로 수립하는 등 하반기 전략을 대폭 손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층을 잡기 위한 움직임은 분양대행 업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분양대행 업체들은 그동안 가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를 중심으로 사전영업을 해왔던 마케팅 방법을 접고 아파트 부녀회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강화하는 등 실수요자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이전까지 2주일 가량 잡았던 사전영업 기간도 한 달여 이상으로 늘렸으며 홍보마케팅 예산도 증액하고 있다. P대행 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호황 때는 분양이 쉽게 이뤄져 업체들간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으나 더 이상 그런 상황을 바랄 수 없게 됐다"며 "적극적인 홍보와 사전마케팅 능력을 갖춰 실수요층을 파고들 수 있는 업체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