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연말을 맞아 전국에서 상가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투자 저울질'도 어느 때보다 예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전국에서 단지 내 상가,테마쇼핑몰 등 모두 87개의 상가가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상가가 공급하는 점포수(계좌 포함)는 모두 9천2백여개로 연면적으로는 15만2천여평에 달한다. 특히 전체 분양 상가의 80% 이상인 74개가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돼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같은 연말 상가분양 규모는 올 들어 월 평균 30여개를 훨씬 웃도는 것일뿐 더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이처럼 상가분양이 연말에 집중되고 있는 것과 관련,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말 밀어내기 공급'이란 시각과 '시중 부동자금 유입에 따른 시장 활황'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공급 러시=서울 동대문시장 인근에서는 테마쇼핑몰들이 때아닌 분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쌍용건설이 담배인삼공사와 함께 선보인 패션전문 도매상가 '디오트'를 비롯 대주건설의 '파파밸리' 등이 분양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또 동대문구 경동시장 주변에서는 한방테마상가들이 대거 공급되고 있다. 한솔건설의 '한솔동의보감'과 삼환기업의 '동의보감타워'에 이어포스코건설의 '한방천하'가 지난달 말부터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강북 뉴타운 개발 붐에 편승한 대형 테마상가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 도선동에 들어설 테마쇼핑몰 '프리존'은 뉴타운으로 개발되는 왕십리에 위치하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태완디앤시가 시행하고 한일건설이 시공하는 은평구 불광동 '팜스퀘어'도 은평 뉴타운 발표를 기점으로 분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3가 (주)태영의 패션쇼핑몰 '에쉐르 아이'와 서초구 양재동 한화건설의 전자 및 패션 전문상가 '하이브랜드'도 분양열기가 뜨겁다. 수도권에선 성남 모란시장에 들어서는 신개념 테마쇼핑몰 '니즈'가,부천역 광장 주변에선 '리베르떼'가 투자자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상가는 분양도 호조=대규모 물량공세 속에 분양도 활기를 띠고 있다. 쌍용건설의 '디오트'는 지난 5일 하루 만에 1층분 분양을 끝내고 계약률은 70%선을 넘어섰다. 테마쇼핑몰 '에쉐르 아이'도 초기 분양률이 40% 선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 하순부터 공급에 나선 동대문 경동시장 인근 '한방천하'도 50%를 넘는 청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전망 엇갈려=상가 분양시장을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아파트가 정부의 규제에 묶이면서 상가가 대체 투자상품으로 떠올라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반해 비관론자들은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인해 상가 투자자들의 심리도 냉각되고 있다"며 "대출금리가 오르고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소액투자자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