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를 모두 팔면 증권거래소 상장회사주식을 거의 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 부동산시장의 호황과 주식시장의 침체를 단적으로 반영하는 현상으로시중자금이 비생산적인 분야인 아파트시장으로 지나치게 몰린 것은 상당한 문제를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서울 아파트 매매가총액 291조원 = 부동산뱅크(www.neonet.co.kr)가 지난 6일 기준으로 서울시내 아파트 104만7천131가구의 아파트 매매가총액을 조사해 10일밝힌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총액은 291조6천38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날 기준으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841개 기업의 주식 시가총액 293조8천190억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총액이 1년전 205조원에서 41.4%나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상장사 시가총액은 252조3천억원에서 16.5% 늘어나는데 그쳤다. 구별로 매매가총액 1위 지역은 강남구(48조2천522억원)로 강남구 아파트의 매매가총액은 마포, 관악, 중랑 등 하위 11개구(47조3천488억원)를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강남구 다음으로는 송파구(37조2천869억원)와 서초구(29조7천476억원)의 매매가총액이 많았으며 이들 3개구의 아파트 매매가총액은 서울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동별 아파트 매매가총액에서는 대치동(10조251억원)과 잠실동(10조3천105억원)이 각각 10조원을 넘어 구중에서 8위인 강서구(9조6천784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 시중자금 왜곡된 흐름이 문제= 전문가들은 전체 경제성장에 비해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급증한 아파트 매매가총액이 '시중자금의 왜곡된 흐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아파트 매매가총액 증가율 41.4%는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2%의 6배를 넘는 것은 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 2.7%의 13배를 넘는 수치이다. 특히 기업의 자금조달원 역할을 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국민경제의 생산 기여도가 거의 없는 아파트시장에 자금이 지나치게 몰리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지적이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설비투자 등 생산적인 측면 에쓰여야 할 돈이 부동산시장에 몰리며 시중자금 흐름의 왜곡, 물가상승, 서민들의 소비위축 등을 불러온 것은 올해 부동산시장 호황의 어두운 측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