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비(非)투기과열지구임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사태가 벌어지는 반면 투기과열지구일지라도 높은 초기계약률을 보이는 등 입지여건에 따라 청약률과 계약률이 명암을 달리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파악해 온 투기성 여부와 상관없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이 이뤄지고 이는 곧 계약으로 직결되고 있는 셈이다.

"경기침체로 가수요 거품은 꺼진 반면 실수요자들은 꾸준히 내집마련을 시도하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양시장 명암 엇갈린 비투기과열지구=벽산건설이 지난 27일 의정부시 및 수도권 1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접수한 의정부 금오지구 '벽산블루밍'아파트(4백55가구) 24평형(2백26가구)의 경우 32가구가 미달돼 2순위로 넘어갔다.

의정부 금오지구의 경우 한달 전 풍림산업이 6백6가구짜리 '풍림아이원'아파트 분양에 나섰을 때 8천37명이 몰려들어 청약과열이 빚어졌던 곳이다.

의정부 금오동에서 영업중인 주공공인 관계자는 "가구수가 4백55가구로 적은데다 택지개발지구 바깥에 위치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긴 했지만 미분양까지 날 줄은 몰랐다"며 "가수요 거품이 급속도로 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용인 동백지구 인근 '월드메르디앙'아파트는 같은 날 실시된 용인시 1순위 청약에서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백지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떴다방(이동중개업자)의 '표적'이 됐던 이 아파트는 당초 용인 1순위에서 미달된 뒤 수도권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1백가구짜리 1개동이 나온 부천 역곡동 '우림루미아트'도 지역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2백50명의 부천시 1순위자들이 청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률 차이 큰 투기과열지구=투기과열지구 안에서도 입지여건이 괜찮은 곳은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입지여건이 나쁜 곳은 고전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5백93가구의 계약을 받은 남양주 호평지구 '동원로얄듀크'(동원개발)는 5백75가구가 계약 완료했다.

나머지 18가구도 예비당첨자가 결정되면 이번주 중으로 계약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동원개발측 설명이다.

이 회사 박문식 차장은 "모델하우스 분위기가 차분해 걱정했는데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으면서 청약도 잘됐고 계약률도 높았다"며 "계약자의 절반 이상이 남양주와 구리시 거주자"라고 설명했다.

동원로얄듀크에 비해 입지여건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평내지구 '화성파크힐즈'(3백28가구)의 계약률은 80%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동원로얄듀크에 비해 초기계약률이 낮은 편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7∼8일 실시된 1,2순위 청약에서 미달된 뒤 11일 3순위를 통해 청약을 마감했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다 보니 청약 경쟁률은 낮았지만 계약률은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송종현·김진수 기자 scream@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