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정부의 고강도규제 등으로 위축되면서 `묻지마'식 투자 행태가 수그러 들고 지역별, 상품별로 예상 수익이 높은 우량상품에 투자가 몰리는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침체와 저금리 환경의 지속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상품에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 지고 있다. ◆주상복합은 `과열', 오피스텔은 `썰렁' = 가장 대표적으로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일반 아파트의 변종이랄 수 있는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아파트의 대조적인 청약 경쟁률이다. 오피스텔은 공급과잉 소지가 제기되면서 분양이 힘든 반면 주상복합은 도곡동 삼성 타워팰리스의 성공적인 입주이후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아 잠실롯데 캐슬의 경우 300대 1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청약 증거금으로만 약 1조원이 몰리는 등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지난달 25∼28일 종로구 수송동에서 주상복합 `로얄 팰리스 스위트'를 분양한 신영의 경우 평균 청약 경쟁률은 20대 1에 달한 반면 이달 13∼17일 두산건설이 같은 수송동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두산위브 파빌리온'은 평균 9대 1에 그쳤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다소 걱정도 됐지만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사업을 벌였으며 현재 계약률도 약 80%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4일부터 분양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오피스텔 마포 하이엘도 아직까지 계약률이 약 80%에 그치고 있으며 중소업체의 오피스텔은 더욱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오피스텔의 분양률 제고를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말 서초동 `더#'을 분양하면서 이에 딸린 오피스텔은 아파트 청약 3∼4일전부터 분양을 개시했으며 대부분 업체들이 중도금 무이자 융자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오피스텔의 경우 최근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서목 좋은 곳에서도 분양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상가에서도 차별화 조짐 =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큰 상황에서 아파트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상가 쪽에 관심을 보이는 자금이 늘고있다"면서 "특히 신규 택지개발지구의 단지내 상가 등은 과도한 응찰가로 낙찰을 받는 경우가 있는 등 과열양상을 빚고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경기도 화성발안지구 주공 단지내 상가 분양에서는 낙찰가가 내정가의 3배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주상복합 상가는 인기가 떨어지는게 최근 추세다. 현대산업개발의 분당 정자동 주상복합 아파트 I스페이스 단지내 상가는 8월부터 청약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분양을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다. 주상복합 상가가 인기가 없는 것은 일반적으로 1개 단지가 아닌 1개동을 상대로 하는 상가가 될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 유 소장은 "청약 접수처의 분위기에 사로잡혀 과도한 금액으로 낙찰을 받으면 나중에 손해를 볼 수 있다"면서 "단지내 상가의 경우 내정가의 130∼150% 수준에서낙찰받는게 합리적"이라고 충고했다 아파트도 일부 차별화 조짐이 있다. 이달 초순 실시된 서울 지역 1순위 대상 10차 동시분양에서는 178가구 공급에 3천436명이 청약하면서 경쟁률이 평균 19.3대 1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가장 인기가 높았던 청담 대우 유로카운티 37.8평형은 전체 1순위 청약자의 3분의 1가량인 1천10명이 몰리면서 9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시 2차 동시분양 1순위 청약에서는 불로 e-편한세상 24.1평형이 250가구 공급에 고작 31명만이 청약해 219가구가 미달되는 등 4개 단지에서 대거 미달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평균 경쟁률은 4.15대 1을 기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아직까지 아파트는 투자수요가 커 차별화가 심한 편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내년 하반기에는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는 등 차별화가 확실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