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백현유원지 사업협상자 재선정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협상자 심사과정에서 경기도 성남시 실무 과장이 심사위원의 채점잘못을 확인하고도 이를 심사위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런 사실을 모른 심사위원장은 채점내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서둘러 협상순위를 발표하는 바람에 결국 재심사를 통해 우선협상자가 뒤바뀌면서 파문으로 이어졌다. 9일 성남시의회 백현유원지문제 조사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백현유원지 사업협상자 심사과정에서 시청 실무부서 강모 과장이 감점처리항목이 채점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심사위원장(부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조사특위 일부 위원은 "당시 강 과장은 부하직원으로부터 심사위원 김모 교수가 감점처리항목에 대해 '백지채점'한 내용을 전해들었으나 심사위원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묵살했다"며 의도적인 은폐의혹을 제기했다. 강 과장은 "김 교수에게 채점하도록 요청했으나 김 교수는 '업체들이 비슷비슷한 숙박시설을 계획해 채점이 무의미하다'며 백지채점 사유만 채점표에 기록했다"며"당시에 채점은 심사위원 고유권한이자 책임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백지채점' 사실은 심사위원장에게 즉각 보고되지 않았으며 이를 모른 심사위원장은 채점집계가 끝난 직후 6개 참여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군인공제회-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공식발표했다. 2순위로 발표된 태영 컨소시엄은 심사직후 채점오류 가능성을 지적하며 시에 항의했고, 심사위원장은 심사 다음날(지난달 18일)에야 감점항목 채점오류부분을 실무진으로부터 보고받았다. 감점항목 채점을 담당했던 김 교수는 "(업체들이 제출한 시설계획이) 감점대상인 '분양가능한 숙박시설'에 포함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으며 심사위원들 사이에 이에 대한 토의도 부족해 판단을 유보했다"며 나름대로 소신있게 판단했다는 점을 역설했다. 백지채점 사실을 최초확인한 시 공무원은 "결과적이지만 당시 심사위원에게 점수채점을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조사특위에서 밝혔다. 태영 컨소시엄 관계자는 "시가 업체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감점항목을 1명에게 단독채점을 맡겨 심사오류를 유도했을 수도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시는 재심사 불가입장을 고수하다 지난달 19일 태영측이 이대엽 시장을 항의방문한 뒤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묻기로 하고 심사위원회 재소집을 결정했다.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재채점 결과 군인공제회-포스코건설 컨소시엄에 비해 감점을 적게 받은 태영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재선정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