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분양권시장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분양권 전매제한과 세무조사의 '된서리'를 맞은 서울은 시장분위기가 급속히 침체돼 거래가 완전히 끊긴 반면 수도권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권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찬바람 부는 서울 = 18일 업계에 따르면 17일 서울 8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당첨자가 발표됐으나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분양권 프리미엄이 전혀 붙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동 대림아크로빌의 경우 1억여원, 화곡동 한화꿈에그린은 2천만~2천500만원의 호가를 매도자들이 부르고 있으나 매수자들의 문의전화가 끊겨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당첨자 발표일 전날부터 매수자들이 예약매수에 나섰던 지난 서울 동시분양의 분위기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매도자들은 계약 1년후 명의이전 등 편법으로라도 분양권을 팔고 싶어하겠지만 정부 투기대책의 강도가 워낙 높아 실제 거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분양권시장도 극심한 침체를 보이기는 마찬가지. 강남 대치동과 개포동의 중개업소들이 철시하면서 이 지역의 분양권 거래가 끊긴 것은 물론 국세청 세무조사로 인한 불안감으로 강북과 강서지역의 분양권시장도 얼어 붙어있다. 화곡동 부동산뱅크한빛공인 관계자는 "국세청이 지난 2000년 거래물량까지 조사할 정도로 세무조사의 강도를 높이자 매도자들이 매물을 전부 거둬들였다"며 "매수자들도 분양권에 낀 거품이 빠지길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최근에는 거래가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달아오르는 수도권 = 지난 2일 수도권의 남양주.화성.고양.인천 일부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이들 지역은 거래 자체가 실종되면서 아파트 거래시장이 얼어붙었다. 그러나 수원, 부천, 용인, 의정부, 안양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은 분양권 가격이 급등하고 전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분양권시장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부천시 상동 스윗닷홈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발표 이후 분양권 가격이 2천만~2천500만원 뛰었고 안양시 석수동 영풍아파트 분양권도 열흘새 2천만원 이상 올랐다. 분양권 시장이 극도로 침체됐던 용인지역도 판교개발로 인근도로가 조기에 개통된다는 기대감으로 최근 동천동을 중심으로 대우, 신명스카이뷰, 써니밸리 등이 1천만원 이상 치솟았다. 지난 5월 신봉리신LG빌리지를 분양한 LG건설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하루 5건에도 미치지 못하던 분양권 전매가 최근에는 10여건씩 이뤄져 달라진 시장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의 권일 팀장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것 말고는 열흘새 분양권가격을 급등시킨 호재를 찾을 수 없다"며 "서울지역의 분양권 전매제한으로 갈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몰리며 생겨난 이상과열"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