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9.4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일선 중개업소들은 "발표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그러나 "대책을 발표한 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고 추석 이후에는 비수기로 접어드는 만큼 효과가 없다고 단정짓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반해 건설업계는 추진중인 사업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강남권은 관망 중 강남권 주택 소유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청공인 김영목 대표는 "매도 문의가 늘어나지 않고 급매물도 없다"며 "당장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아는 집주인들이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우정공인 정창성 대표는 "정부 대책이 발표됐는 데도 아파트를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강동구 둔촌동 으뜸공인 김효원 대표는 "손님이 조금 줄긴 했지만 투자열기가 완전히 식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강남권 중개업소는 "양도소득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들어가 버리거나 세금부담을 매수자에게 전가시키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북·신도시도 변화 없어 강북권 중개업소에서도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마포구 공덕동 부동산뱅크공인 관계자는 "신도시건설 구상이 너무 막연할 뿐만 아니라 실제 입주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것이란 점을 투자자들이 알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투자자들이 집을 급하게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계동 럭키공인 관계자도 "상계동 일대 아파트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도시에서는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가격 조정이 임박한 시기에 정부대책이 나와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산 마두동 성심공인 관계자는 "강보합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분양권시장은 위축 이상과열 현상을 보였던 지역 위주로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평내·호평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 분양권값은 최근 1주일 동안 5백만∼1천만원 정도 떨어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여부 및 시기를 묻는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용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지역에선 분양권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성근·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