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평당 1천500만원을 돌파했다. 반면 강남을 제외한 서울지역의 아파트값은 훨씬 느린 가격상승 속도를 보여주고 있어 자산가격 상승에 의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강남, 금천구의 3배 : 부동산뱅크(www.neonet.co.kr)가 서울지역 2천177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조사해 27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202개 아파트단지의 평균 매매가격은 평당 1천506만원(26일 기준)에 달했다. 이는 지난주의 1천494만원에 비해 0.96% 상승한 가격으로 서초구(평당 1천293만원)와 송파구(1천37만원)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싼 지역은 금천구(511만원)로 강남구 아파트가격의 3분의 1 수준. 서울시내 전체 아파트값은 평당 825만원이며 전국 평균은 평당 449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강남 아파트값 어떤 궤적 그렸나 : 지난 88년 10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조사, 발표한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당시 강남구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평당 325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80년대말 3저 호황으로 인한 대규모 국제수지 흑자와 올림픽 특수로 급팽창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며 강남 아파트값은 91년 5월 평당 914만원 수준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5대 신도시 개발과 함께 아파트값 거품이 걷히며 91년말부터 아파트값이 폭락, 92년 8월 699만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97년 11월 971만원까지 올라갔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닥치며 강남 아파트값은 다시 폭락했으나 98년 11월764만원을 바닥으로 99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해 2월에는 평당 1천만원을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올초 그리고 지난달의 연쇄적인 아파트값 파동을 겪으며 강남 아파트값은 18개월만에 50%가 오른 평당 1천500만원선을 밟게 됐다. ◆ '부익부 빈익빈'식 가격상승 : 문제는 강남지역의 가격상승 속도가 비강남지역을 훨씬 앞지르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 부동산뱅크가 아파트가격 조사를 시작한 98년만해도 서울 전체 아파트 평당가격(271만원)은 강남구 아파트(325만원)의 83%에 이르렀었다. 그러나 오를땐 많이 오르고 떨어질땐 적게 떨어지는 차별성을 보이며 강남 지역아파트 가격상승 속도가 비강남지역을 훨씬 앞지르자 그 격차는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89년 10월 강남구 아파트가격이 평당 500만원을 돌파할 때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평당 376만원으로 75% 수준, 지난해 2월 평당 1천만원 돌파시에는 620만원, 62%수준으로 가격차가 벌어졌다. 현재는 서울 전체 아파트 평당가격(825만원)이 강남구 아파트의 55% 수준이다. 부동산뱅크의 김용진 편집장은 "부를 가진 사람은 그 부를 이용해 강남에 진입한 뒤 자산가치의 상승에 편승, 더욱 많은 부를 쌓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