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집 값이 가장 비싼 곳인 강남구와 서초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곳이 매력을 끄는 이유는무엇 때문일까" 건설산업연구원은 작년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있는 가운데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과 공동으로 '강남지역 주택시장 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권에 거주하고 있는 가장의 평균 연령은 45.1세이며 91%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지역 거주자들은 월평균 301만-400만원의 수입을 가지고 56만2천원을 주거비로, 85만7천원을 사교육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교육환경과 생활편의시설, 교통등의 이유로 이곳을 선택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은 지난 4월 8일부터 2주일간 개별가구를 방문, 강남.서초구 거주자 3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아파트 밀집지역인 강남구 개포동.대치동.도곡동.압구정동과 서초구 잠원동 등 5개동을 조사대상으로 했다. 또 비교분석을 위해 강남권과 마찬가지로 고급아파트 단지로 알려진 양천구 목동과 용산구 이촌동 거주자 201명에 대해서도 똑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고학력 고소득자 거주 밀집 = 강남.서초구에 거주하는 가장들의 평균 연령은45.1세. 구체적으로 서초구 거주자가 44.4세로 강남구(45.7세)보다 1.3세 어렸지만목동(43.1세)이나 이촌동(42.8세)보다는 연령대가 높은 축에 속했다. 학력은 강남권 거주자의 91%가 대졸 이상이었으며 구별로 강남구는 92.2%, 서초구는 89.1%로 나타났다. 이는 이촌동(89.3%)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목동(78.7%)보다는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월평균 소득은 301만-400만원대가 가장 많았지만 서초구가 201만-300만원대가 24.4%로 두번째를 차지한 반면 강남구는 501만원 이상(26.5%), 401만-500만원대(25.4%) 순이어서 고소득자는 강남구에 더많았다. 목동은 201만-300만원대, 이촌동은 301만-400만원대가 가장 많았다. 주거비로는 강남권이 월 평균 56만2천원으로 목동(38만4천원)이나 이촌동(47만8천원)보다 많았으며 사교육비도 평균 85만7천원으로 이촌동(80만1천원)과 비슷했고 목동(68만9천원)보다는 다소 높았다. 현재 주택에 거주한 기간은 서초구가 5.4년으로 가장 길었고 다음으로 강남구(5.2년), 목동(4.2년), 이촌동(2.6년) 순이었으며 현 주택으로 이사오기 전에 같은 지역에 거주했던 비율 역시 서초구, 강남구, 목동, 이촌동 순이었다. 자가비율은 서초구가 79%로 가장 높았지만 자가거주자 중 별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비율은 강남구가 26.2%로 가장 높았다. ▲강남권 선호원인은 '교육환경' = 조사대상 4개 지역 거주자들이 현 거주지로 이사온 요인으로는 교육환경이라는 대답이 29.7%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러한 응답은 목동(25.0%)보다 강남구(36.1%), 서초구(35.3%)에서 월등히 높아 명문학군을 노린 이주수요가 강남권을 선호하는 큰 요인임을 보여줬다. 이촌동의 경우 교육환경(9.0%) 보다는 편리한 교통(34.6%), 주거환경(20.5%)이라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강남권 거주자들이 교육환경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현주거지의 거주만족도 조사에서도 비슷해 강남구의 경우 가장 많은 25.2%가 거주만족의 첫요인으로 교육환경을 꼽았으며 서초구도 교통(28.3%)에 이어 22.8%의 응답자가 교육환경을 들었다. 이처럼 교육문제 때문에 강남권을 선호하는 현상은 부양 자녀의 취학연령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강남구에 세를 살고 있는 가구의 경우 자녀가 중고생인 비율은 32.7%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강남구에 자기집을 보유한 자가가구도 자녀가 중고생인 비율이 27%로 비교지역중 가장 높았지만 대학생 자녀만을 둔 경우도 31.7%나 돼 자녀 입시문제로 강남구로이사했다가 입시가 끝난 후에도 계속 그곳에 사는 일도 적지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를 반영, 강남구 거주자의 69.7%는 향후 이주 희망지역으로 강남구를 꼽았으며 희망평형으로 41평 이상 대형을 제일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돼 이 지역 거주자들은 강남구를 벗어나지 않는 대신 좀더 큰 아파트로 옮기고자 하는 욕구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건산연 김현아 박사는 "강남권 거주자들은 교육이나 교통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이 지역에서 벗어나는 것을 꺼려한다"면서 "현재 강남지역 주택시장의 문제는 한마디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불균형에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어 "강남권 주택수요를 분산시키지 않으면 주택가격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강남권 수요자 규모와 특성을 파악, 계층별 수요에 맞게 주택공급정책을 이원화하는 일, 도심 고소득층을 교외로 유인할 수 있는 신도시 개발정책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