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의 평당 가격이 8백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7백만원을 뛰어넘은 지 6개월 만이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백만원이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께 9백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조사대로라면 집값은 어느새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더욱 치솟고 있는 셈이다. 80년대 후반에 나타났던 집값 파동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다만 집값 상승세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80년대 후반과 같은 '동시다발적 폭등' 대신 '국지적 차별상승'이 최근 추세의 특징이다. 그만큼 집값을 잡기도 수월해질 수 있다. 실제로 구(區)별로 크게는 약 3배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집값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특정 지역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평당 평균 매매가인 8백3만원을 웃도는 구는 강남구를 비롯 7개 구다. 나머지 18개 구는 평균을 밑돈다. 그 중에서도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3개 구는 평당 평균 매매가가 1천만원대를 넘었다. 결국 이들 3개 구가 서울의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뛰어난 교육·문화·생활 편의시설이 몰려있는 강남지역 선호현상을 탓할 순 없다. 하지만 재건축 등 이른바 '부동산 재료'에 의한 거품이 있다면 상황은 다르다. 실제로 강남권 아파트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의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 등 뒤숭숭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거품은 더욱 부풀려질 수도 있다. 건설교통부 등 관계당국의 감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