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포는 순도 1백%의 실수요자인가.' 서울 도심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를 매입한 해외 교포들은 내국인과 달리 대부분 분양권을 전매하지 않은 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쌍용건설이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짓고 있는 '경희궁의 아침'은 지난해 5월 14∼63평형 1천3백91가구 중 1백가구를 교포들에게 팔았지만 지금까지 분양권이 전매된 것은 단 한 가구 뿐이다. 3회차 중도금까지 낸 이달 현재 국내 판매분 1천여가구 중 3백42가구의 주인이 바뀐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 중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오퓨런스도 2000년 10월 18∼38평형 2백53가구 중 2백10여가구가 교포들에게 팔렸지만 분양 후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분양권 전매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분양회사가 직접 임대관리를 해 주는 데다 매입자가 일시 귀국할 때 사전 예약만 하면 내 집과 똑같은 다른 집에서 묵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라고 시행사인 광명산업개발측은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분양한 서초리시온도 마찬가지.지난해 초 해외 교포들이 사들인 58가구 중 이달 현재 분양권 전매로 주인이 바뀐 것은 6가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분은 2백35가구 중 94가구의 주인이 바뀌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교포들의 경우 언젠가는 고국에 다시 돌아와 노후를 보낼 목적으로 분양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었는지 물어보는 계약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분양권 전매에 관심이 없는 순수 실수요자"라고 귀띔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