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시장에서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다세대 및 연립주택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고가 낙찰 사례가 늘고 있다. 다세대 및 연립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과 주거 만족도가 떨어져 그동안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지은 지 오래돼 재건축이 기대되는 물건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낙찰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지법 동부지원 경매6계에서 첫 입찰된 서울 강동구 고덕동 다세대주택에는 15명이 몰려 최저가(9천만원)보다 2억4천만여원이나 많은 3억3천3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무려 3백67%로 치솟은 것은 인근의 고덕주공아파트 재건축 추진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지법 본원 6계에 나온 서울 서초구 서초동 연립주택도 감정가가 2억1천만원이었지만 19명이 응찰해 첫 입찰에서 3억3백2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1백44%에 달했다. 서울고 인근으로 입지여건이 좋은 데다 지은 지 20년이 넘어 재건축 추진 가능성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지난달 21일 서울지법 서부지원 경매6계에서 입찰된 서울 은평구 응암동 다세대주택도 감정가 2천2백만원보다 1천6백만여원이나 많은 3천8백38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백74%를 기록했다. 유승컨설팅 강은현 사장은 "지난달 서울지역의 연립주택 평균 낙찰가율은 87.3%로 아파트보다 5%포인트 정도 낮았지만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곳은 과열양상마저 보이고 있다"며 "재건축은 변수가 워낙 많아 실제 사업추진이 어려워질 수도 있으므로 입찰 전에 꼼꼼한 현장조사와 권리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