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어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지역에서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사라지고 지역, 브랜드, 평형, 단지에 따른 차별화 현상이 일어난 것처럼 수도권 시장에서도 아파트의 실재가치에 따라 분양의 성공이 좌우되는 '차별화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 인기지역 브랜드아파트에 청약집중 = LG건설이 이번달 용인 신봉지구에서 분양한 '신봉 신LG빌리지'는 51평형을 제외한 전평형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되면서 8: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포스코건설이 용인 죽전지구에서 분양한 '포스홈타운'도 14: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달 우남종합건설이 남양주 평내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1순위 청약경쟁률이 0.6:1에 지나지 않았고 ㈜이테크ENC가 분양한 '용인 자봉마을'의 1순위 경쟁률도 0.5:1에 불과했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청약경쟁률에서 이처럼 큰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기지역의 브랜드아파트로 투자가 집중되는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의 특성이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서울로의 출퇴근이 편리하고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각종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곽 이사는 "최근에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브랜드 관리를 위해 인기지역에서만 분양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형과 중소형 건설업체의 분양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대형아파트, 수도권에서도 '찬밥' = 전통적인 비인기지역인 화성시에서 지난달 분양된 '신창미션힐'은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25평과 33평형이 집중적으로 분양된결과 6:1의 높은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 최고의 인기지역인 용인에서 대우건설이 이달초 분양한 '신봉 대우드림월드'는 44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된 반면 52, 62평형은 2순위 청약에서도 미달되고 말았다. 지역과 브랜드를 두루 갖춘 대우드림월드의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형아파트가 소외되는 서울 분양시장의 추세가 수도권으로 이전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서울 강남에서도 대형아파트의 계약 미달 사례가 속출하는 것에서 드러나듯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수도권에서도 대형아파트가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 '재료'있는 아파트도 차별화 성공 = 지역, 브랜드, 평형의 차별화 요소를 갖추지 못한 아파트라도 나름대로 수요자에게 어필하는 강점을 갖출 경우 분양에 성공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파주 자유로 아이파크'는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일산과의 근접성과 좋은 평면설계, 넓은 발코니면적 등이 인기를 끌어 90% 이상의 계약률을 나타냈다. 하남 신장2지구의 '에코타운'도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이후 분양가를 상당폭 낮춘 점이 호응을 얻어 9: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 브랜드, 평형, 재료의 차별화 요소를 갖추더라도 최근의 수도권 분양 열기에는 '가수요'가 상당부분 가세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곽창석 이사는 "최근 대부분의 수도권 분양지역에서 투기세력이 가세하고 있다"며 "주택 구입자들은 분양가나 프리미엄이 적정한지 철저히 따져보고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