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낙심,단지별 양극화 심화.' 무주택우선공급제가 부활된 4차 동시분양 청약결과는 이처럼 요약할 수 있다. 너도나도 프리미엄 예상단지로만 몰리면서 서울지역 1순위자 뿐만 아니라 무주택우선공급 대상자도 프리미엄 예상 아파트를 당첨 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무주택자 실망=무주택우선공급 대상자들은 이번 동시분양에 큰 기대를 건 것이 사실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물량의 50%를 놓고 무주택자들끼리만 경쟁하는 터여서 프리미엄을 챙길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같은 꿈은 깨졌다. 무주택 우선공급을 신청한 사람 수(1만4천4백97명)는 당초 예상보다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무주택자들이 입지여건 브랜드 등이 우수한 단지로만 몰려 유망 단지의 청약경쟁률은 아주 높았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공덕동 삼성에만 전체 청약자의 87%인 1만2천6백20명이 집중적으로 몰렸고 경쟁률은 평형별로 85 대 1∼2백95 대 1로 높았다. 대부분의 무주택자가 프리미엄이 많이 붙을 만한 단지를 노린 결과다. 아무 아파트나 당첨 받으려면 언제든 가능하지만 프리미엄을 챙길만한 아파트를 당첨받기는 어렵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이에 따라 무주택우선공급의 도입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프리미엄을 챙기기 위한 머니게임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서울지역 1순위자에겐 당첨이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덕동 삼성 31B평형이 2천1백13 대 1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서 볼 수 있듯 1순위자 증가,무주택우선공급,단지별 양극화 등으로 프리미엄 예상 아파트의 당첨 경쟁이 더 치열해진 까닭이다. ◇양극화 심화의 의미는=집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올해초 실시한 동시분양에서 봤던 것처럼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모든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는다. 서둘러 내 집을 마련하자는 생각에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단지에도 청약이 들어온다. 그러나 집값의 보합 내지 하락세가 예상된다면 투자 전망이 좋은 단지만 선호하는 게 사람의 심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존 집값의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어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분양시장 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