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주택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분양시장에서의 청약열기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2일 서울지역 3차 동시분양 아파트 청약신청을 받은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창구는 하루 종일 청약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삼성동 중앙하이츠,삼성동 금호베스트빌 등 인기아파트 주변 국민은행 지점에는 은행문을 열기 2시간 전부터 청약자들이 줄을 섰다. 국민은행 대치동지점에는 한때 대기자가 1천명을 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청약접수를 하는데 최고 6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평균 청약경쟁률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을 집중적으로 받은 삼성동 중앙하이츠가 4백1대 1의 경쟁률을 기록,고(高)분양가 논란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삼성동 금호베스트빌 등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저밀도 지구 아파트중 최초로 동시분양에 나온 암사동 현대홈타운도 1백59대 1∼2백6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인기를 모았다. 이번 청약에서 대치동 동부,삼성동 중앙,암사동 현대 등 3개 단지에 전체 청약자의 89%인 8만4천2백여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반면 롯데건설이 서초동과 도곡동에서 분양한 물량은 평형이 큰데다 분양가가 비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일부 평형에 미분양이 생겼다. 강남권과는 대조적으로 강북권 아파트는 미분양 평형이 발생하는 등 전반적으로 청약 경쟁률이 저조했다. 이처럼 3차 동시분양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1순위 가입자가 이달부터 크게 늘어난데다 이번 동시분양이 분양권을 조기전매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된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은 지난 2000년 3월 '1인 1통장 제도' 도입으로 3월27일 현재 1순위 가입자가 10만명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분양권전매제한(6월실시 예정) 무주택자 우선공급(5월실시 예정) 등으로 이번 동시분양이 프리미엄(웃돈)을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도 대거 동시분양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강남권에서 알짜 물량이 많이 나왔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동시분양시장으로 몰리게 만들었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3차 동시분양에 참가한 대부분 업체들이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는 단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