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이동 중개업소)이 청약과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중개업자들도 대거 아파트 모델하우스 주변으로 몰려들어 건전한 청약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3일 오후 서울역 앞의 한 모델하우스. 이번 동시분양 아파트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강남권에서 가까운 곳에 분양되는 물량이어서인지 모델하우스는 업체측도 방문객 수를 체크하는 것을 포기할 만큼 많은 인파가 밀려들었다. 인기 모델하우스이니 만큼 내방객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묻는 떴다방들과 수십장의 명함을 한꺼번에 나눠주는 아르바이트생들의 모습이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며칠전 정부 단속반이 모델하우스에 나타났을 때는 숨죽인 듯 움츠려 있었지만 단속반이 사라지고 나자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 것이다. 최근 들어 모델하우스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떴다방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분양지역 인근의 기존 중개업자들까지도 대거 가세하고 있다는 점. 종전에는 시쳇말로 '꾼'들만 모여 장(場)을 만들고 분양권 전매를 주도했는데최근 들어 일선업자들까지 모델하우스로 몰려들어 건전한 내집마련을 위한 청약을투기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 중개업자는 "요즘 떴다방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80% 가량은 자기 사무실을 가진 일선업자들"이라면서 "집값 상승으로 거래가 거의 끊겨 영업이 어려워지자 분양권 전매라도 해볼까 하는 심정으로 모델하우스를 찾는 일선 중개업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중개업자들이 떴다방 대열에 가세하는 모습은 구로구 오류동에 마련된 한모델하우스에서도 나타났다. 업체 측이 눈총을 주면서까지 떴다방을 제지하지만 명함을 나눠주며 내방객들의연락처를 받아가는 이들의 작업은 멈춰지지 않았다. 또 이들은 대부분 그 지역에 자기 사무실을 가진 기존 중개업자들로 '떴다방 근절에 노력하겠다'는 한국부동산중개업협회의 호소에 콧방귀를 꾸는 모습이다. 하지만 '얼마의 프리미엄을 얹어줄테니 당첨되면 꼭 연락하라'는 이들의 친절한(?) 상담은 내집마련의 꿈을 안고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일반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풍경, 그 자체였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한 주부는 "떴다방이 청약과열을 부추긴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일선업자들까지 이러한 대열에 가세한 것을 보고 무척 기분이 나빴다"면서 "내집 마련을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았는데 마치 내가 투기판에 끼어든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건교부와 국세청에 이어 경찰청도 지난 3일부터 서울시 등과 합동단속반을편성, 서울.수도권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현장에서 활동중인 떴다방에 대한 특별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