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자 주택건설업체들이 내년에는 지방 대도시 공급물량을 대폭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급 대상도 일반 아파트에서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저금리 여파로 서울.수도권에 이어 지방 대도시로 분양열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같은 움직임을 감지한 떴다방들도 대거 지방 분양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 주요업체의 내년 지방공급 계획 =올해 지방 공급이 전무했던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내년중 울산시 약사동과 대구시 칠산동에서 각각 1천7가구 및 1천6백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급시기는 약사동이 5월이고 칠산동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방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던 포스코개발도 내년 1월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에서 아파트 2백70가구를 공급하는데 이어 3월에는 해운대구 우동 옛 수영비행장 부지에 3천8백90가구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를 선보인다. 포스코개발은 이밖에 광주 전주 대구 등지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올해 부산 대구 포항 등 지방에서 5천6백87가구를 공급했던 롯데건설은 내년에는 84% 늘어난 1만4백80가구를 내놓는다. 대우건설은 내년초 부산 서면에서 오피스텔 4백여실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부산에서 오피스텔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 수요도 일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대우는 아파트의 경우 부산 창원 등지에서 7개단지 4천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동원개발 등 다른 주택건설업체들도 지방 공급물량을 늘릴 예정이다. ◇ 이달중 공급물량 =부산에서는 동원개발과 영풍산업이 아파트를 공급한다. 동원개발은 사하구 장림동에서 1천9백73가구를 선보인다. 영풍산업은 금정구 부곡동에서 중소형아파트 1백53가구를 공급한다. 대구에서는 벽산건설이 달서구 두류동에서 1백43가구를 내놓는다. 대전에선 벽산건설이 2천1백96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하며 광주에서는 한국건설과 대주건설이 분양에 나선다. ◇ 왜 지방시장인가 =이처럼 주택건설업체들이 지방공급 물량을 늘려 잡고 있는 것은 지방 분양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SK건설이 지난달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서 공급한 아파트의 계약률은 88%를 넘어섰다. 일부 평형에는 최고 1천8백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롯데건설이 최근 부산 전포동에서 공급한 아파트도 3순위에서 8.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견본주택 앞에는 서울에서 원정온 40∼50여명의 떴다방이 진을 쳤고 일부 로열층에는 최고 2천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포스코 개발의 조규진 과장은 "지방 대도시에는 IMF 경제위기 이후 신규 공급물량이 거의 끊겨 수급불균형이 초래된데다 저금리 영향으로 여윳돈을 가진 이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분양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