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만으로 신규분양 아파트를 공급 받는다' 서울과 수도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중도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파격적인 분양조건을 제시하는 주택건설업체들이 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업체인 반도는 6일 청약접수할 서울지역 10차 동시분양에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28∼32평형 67가구를 일반 분양하면서 '중도금 무이자 융자' 조건을 내세웠다. 경기도 광주 태전동에서 1천1백97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쌍용건설과 일산에서 일산3차 현대홈타운을 공급 중인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회사도 중도금 무이자 융자 조건을 제시했다. 이같은 조건은 부산 등 지방을 제외하곤 수도권에서는 주로 브랜드인지도가 낮은 건설업체가 소형 단지를 공급할 때 제시돼 왔으나 이제는 신규분양을 촉진하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수도권에 이어 서울에도 등장=저금리를 활용한 중도금 무이자 전략이 효과를 거둠에 따라 서울지역 10차 동시분양에 나선 반도가 영등포구 당산동 아파트 분양때 중도금 무이자 융자를 전격 실시한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초 코오롱건설이 강서구 등촌동에서 계약금을 15%로 낮추고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빌려줘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월 중순의 경기도 죽전지구 동시분양 참여업체 가운데 진흥기업은 신규분양임에도 불구하고 계약금 10%에 중도금 무이자 융자 조건을 내세웠다. 단지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 밀려 청약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분양조건이 좋아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어 95%의 높은 계약률을 보였다고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이 전했다. 9월말 인천 남구 용현동에서 신창건설이 선보인 '신창미션힐' 아파트도 중도금 융자조건이 적중한 케이스다. 25,32평형 8백21가구를 분양할 때 계약금 5백만원(나머지 계약금은 이자부담)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를 실시해 계약률을 96%까지 끌어올렸다. ◇장·단점=분양업체가 중도금 이자를 대신 물어주기 때문에 중도금을 납부하는데 따른 자금부담이 없어 주택을 구입하기가 쉬워진다. 게다가 분양권 값이 오를 경우 전매를 통해 시세차익도 올릴 수 있다. 입주할 때 중도금의 일부를 장기융자로 돌릴 수도 있다. 주택건설업체는 이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분양전략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일부 건설업체는 적정수준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주는만큼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고 있다. 쌍용건설의 최장식 전무는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부담을 덜고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분양률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