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수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가 중층아파트의 재건축 용적률을 2백50%로 제한함에 따라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재건축사업 수주전략을 짜고 있다. 사업성이 뛰어난 저층 단지에서는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반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중층 대규모단지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사업을 벌이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다. ◇저층 재건축 수주전 치열=2백50∼2백70%대의 용적률에 대규모 일반분양 물량이 나오는 강남·강동지역 저층 단지에선 건설사간 수주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 5개 저밀도지구 가운데 수주물량이 남아 있는 반포지구와 내년초부터 잇따라 시공사를 선정할 강동구 고덕지구에서 물밑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내달 10일 시공사를 선정하는 반포주공 3단지의 경우 최근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11개의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반포주공 3단지 재건축 사업은 16,25평형 2천4백가구(62개동)를 20∼70평형대 3천4백11가구로 다시 짓는 것으로 공사비만 7천억원,분양금 총액은 1조2천억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포주공 3단지는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 회사홍보를 위해 중요한 전략 요충지"라며 "저밀도지구에 준하는 2백70%대의 용적률을 받을 수 있고 일반분양분이 1천여가구에 달해 하반기 최대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이 우량기업들만이 시공사로 참여할 수 있게 제한함에 따라 삼성물산 대림산업 LG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층아파트 재건축시장의 합종연횡=건설사들은 중층아파트의 경우 상반기처럼 과다한 용적률,확정지분제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출혈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수익성을 최우선 고려해 컨소시엄 구성 또는 선별수주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중순 시공사를 뽑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엔 삼성물산주택부문 LG건설 롯데건설 등 재건축 시장의 '빅3'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상반기에 서초 삼익,청담 삼익,가락 한라 등 굵직한 사업지에서 격전을 벌였던 3개사가 위험 분산 차원에서 한배를 탄 것이다. 은마아파트 사업은 31,34평형 4천4백24가구를 41,44평형으로 1대 1 재건축하는 대형 사업이지만 기존 용적률이 2백%에 가깝고 무이자 이주비만도 공사비 수준인 8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LG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부담해야 할 무이자 이주비에 대한 금융비용이 총 2천억원에 가깝다"며 "사업추진 과정에서의 돌출변수를 감안하면 컨소시엄을 통한 위험분산이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