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암사·명일 화곡지구 등 서울 저밀도지구의 재건축을 위한 주민 이주가 임박해지자 인근 지역에 다세대주택 건축 붐이 일고 있다. 단독주택 소유주와 건축업자들이 앞으로 생길 이주수요를 겨냥해 잇따라 단독주택을 허문 뒤 다세대주택을 짓고 있어 주택가가 급속히 다세대주택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초저금리로 수익성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진데다 저밀도지구의 순차적 재건축 방침으로 적어도 7∼8년간 풍부한 이주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가 다세대주택에 대한 건축기준을 강화하기 전에 신축을 서두르는 사례도 많아 일부지역에선 다세대주택 건축허가 건수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최고 10배 이상 급증했다. 송파구의 경우 올들어 1월부터 8월까지 5백34건(지난해 같은기간 48건)의 건축허가실적을 보였으며 강서구는 7백4건(〃2백75건)에 이르렀다. 서울 5개 저밀도지구 가운데 인근지역 다세대 신축이 가장 활발한 곳은 송파구 잠실지구 주변이다. 5개 단지 2만1천2백50가구로 이뤄진 잠실지구는 단지별 규모가 2천1백30∼6천가구에 달해 1개 단지만 이주해도 주변 전월세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엄청나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분석이다. 잠실지구 인근에서 다세대주택 건축이 가장 활발한 곳은 잠실 본동,삼전동,석촌동 일대이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과 가까운 잠실 본동의 경우 이미 대부분의 단독주택이 다세대주택으로 재건축됐다. 최근엔 삼전동 석촌동 등지로 신축 붐이 확산되는 추세다. 잠실본동 신광공인 김영기 부장은 "대지 60∼70평에 원룸과 투룸을 섞어 지상 5층으로 짓는 다세대주택 공사가 골목마다 이뤄지면서 현장 인력마저 동이 난 상황"이라며 "한두가구씩 공실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잠실지구 이주가 시작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이주가 시작된 강동구 암사·명일지구와 내년초 이주가 예상되는 강서구 화곡지구 인근에서도 다세대 신축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번주 사업계획 승인을 앞둔 암사명일지구내 동서울 아파트의 세입자들은 대부분 자녀 교육문제로 전세가격이 비슷한 인근 다세대·다가구 주택으로 옮겨 간 상황이다. 부동산뱅크 김우희 편집장은 "잠실,암사명일,화곡지구의 경우 저밀도 지구내 전세값과 인근 다세대 전세값이 별 차이가 없어 다세대를 지을 경우 이주수요가 충분하다"며 "다세대주택 건립 붐은 향후 전월세난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