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인근 중개업소에 나온 17평형이 1억8천만원에 팔렸어요. 그 가격에도 사는 사람이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서초구 잠원동 일대 한신아파트를 주로 취급하는 서울공인 이상보(47) 사장은 "1억8천만원이면 올초 25평형의 매매값"이라며 "17,25평형 모두 연초보다 4천만∼5천만원씩 올랐지만 매수세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특별한 재료도 없는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돈이 갈데가 없어서'라는 말 이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단다. 저금리와 주식시장의 침체로 다른 투자처보다 단 1%라도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소형아파트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한신아파트 17평형을 1억8천만원에 사면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로 8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은행에 1억원을 넣어둘 경우 월 40만원의 이자를 받는데 그치는 것에 비하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이 사장은 "당분간 아파트 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적어 보이고 최근 가격이 치솟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처럼 언젠가는 자신의 아파트도 재건축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믿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형아파트를 구해달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타족'들은 아니라는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은행이나 투신사에 퇴직금을 맡겼다가 '그래도 부동산'이란 생각에 돈을 되찾아 투자하는 사례가 자주 눈에 띕니다. 아주 멀리 재건축을 내다보는 장기 투자자도 많아 일단 매입하면 거의 물건을 내놓지 않습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