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무이자 대출알선'이란 파격 조건을 내세운 신규 아파트 분양이 늘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조건은 미분양물량을 빨리 처분하기 위해 사용했던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돼 왔으나 이젠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등장했다. 최근 용인에서 아파트를 분양, 1순위에서 전평형을 마감했던 S사 관계자는 "조망권을 강조한게 주효했지만 중도금 무이자 대출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무이자 대출알선은 소비자로선 중도금에 대한 금융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득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달콤한 조건의 이면에는 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분양가에 중도금 이자분을 미리 반영하는 '편법'을 쓰는 일부 업체가 있다. 이자는 회사측에서 부담한다고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이자분을 분양가에 포함시킨다는 얘기다. 분양가 산정내용을 속속들이 알 수 없는 소비자들을 속이는 것이다. 주택건설업체는 대출을 알선할 뿐이지 실제 계약은 은행과 아파트계약자 사이에 이뤄진다. 건설업체의 경영실적이 부진해 이자를 연체할 경우 계약자의 신용에 흠이 생길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건설업체가 부도가 날 경우 중도금 대출 이자를 계약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주택보증으로부터 분양 보증은 받지만 중도금 대출에 대한 보증을 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체들 사이에서 중도금 무이자 대출알선이 유행처럼 퍼질 수도 있다"며 "수요자들은 대출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특히 이자부분을 명확히 해야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