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

경기도 분당신도시에서 최근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인 "파크뷰"에 쏟아진 청약열기를 보면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것처럼 비춰진다.

실제로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은 부쩍 늘어났다고 부동산 컨설팅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한자리수의 은행예금 금리가 지속되고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대거 몰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춘래불사춘"이 요즘 부동산시장를 대변할만한 표현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말한다.

본격적인 분양시즌을 앞두고 특정 부동산상품에 일부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을 놓고 부동산 시장에 봄이 왔다고 한다면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아직 부동산 상품에 선뜻 투자하기를 꺼리는 양상은 봄같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부동산 상품은 제한돼 있다.

수익성 부동산을 주로 찾는다.

세를 놓으면 은행예금 금리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소형 주상복합아파트,다가구주택,소형빌딩,외국인대상의 임대주택 등이 대표적이다.

대림산업이 이달초 서울 서초동에서 분양한 14~43평형의 소형 주상복합아파트(2백93가구)계약률은 94%로 나타났다.

저층과 향이 안좋은 일부 가구를 제외하곤 모두 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대림산업은 계약률이 높은 이유로 임대사업을 벌이기에 적합하게 이 아파트를 설계했기 때문으로 꼽았다.

경매정보제공업체인 메트로컨설팅의 윤재호 대표는 "요즘 법원 경매시장에서 가장 인기높은 물건은 다가구주택과 소형빌딩"이라고 밝혔다.

역시 임대수익을 겨냥해서다.

다가구주택과 소형빌딩에 수요가 몰리면서 낙찰가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컨설팅 권태홍 사장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사업에 나서겠다는 투자자가 이달들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컨설팅업체 관계자들은 "여윳돈 2억~4억원을 갖고 있는 퇴직자 등이 부동산 투자에 가장 많은 입질을 하는 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부동산 물건을 매입하기위해 선뜩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정광영 소장은 "분위기에 편승해 부동산투자 바람이 일던 시대는 지났다"며 "아직은 관망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확실한 수익률 계산이 나오지 않으면 결정을 쉽게 내리지 않는 게 과거와는 다른 부동산 투자패턴이다.

또 부동산개발업체들도 투자자에게 신뢰할만한 수익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부동산시장에 봄이 온 것 같아도 돈이 많이 몰리지는 않고 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