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의 최종 부도처리가 확실시됨에 따라 한부신이 시행을 맡고 있는 아파트 계약자는 물론 위탁자 하도급업체 채권단 모두가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부신은 청산에 따른 경제적 손실규모를 1조7천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지만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입주지연 및 하도급업체들의 연쇄도산 등을 감안하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부신은 공기업중 부도가 나는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건설산업을 포함한 실물경기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부신은 그동안 자금난으로 인해 수탁공사를 대거 연기하거나 중단한 상태로 삼성중공업의 경우처럼 완공공사에 대한 기성금 지급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다.

자재를 납품한 협력업체들이 당장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공사중인 아파트현장도 공정지연으로 인해 제3자 인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입주예정자들의 추가부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부신이 개발신탁을 맡아 시행하고 있는 사업장은 아파트 사업 19곳을 포함해 65곳에 이른다.

우선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곳은 한부신이 시행사로 나서서 분양한 아파트나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들 가운데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지 못한 1천4백45명이다.

이들은 최악의 경우 그동안 분양대금으로 납부한 2천5백42억원을 고스란히 떼일 처지에 놓였다.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은 용인 동아솔레시티, 영통 롯데아파트 등의 입주예정자들도 공사중단에 따른 입주지연이 불가피하다.

한부신 공사현장의 시공업체 및 하도급업체들의 연쇄도산도 우려된다.

현재 전국 65개 한부신 사업장에서 47개 시공업체와 7백51개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를 진행중이다.

한부신은 이들 업체에 공사비 1조6천4백65억원중 2천2백25억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행사만 바꾸면 되는 건설업체 부도와는 달리 신탁회사의 부도는 시행사 자체가 없어지는 셈이어서 상당기간 기존 사업이 그대로 방치되고 권리관계를 정리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