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자한 부동산개발회사인 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이 공사비 미지급과 관련,소송에 휘말리면서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건설·부동산 시장이 더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누적적자로 인해 1999년 10월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인 한부신은 삼성중공업이 16일 해당은행측에 어음결제를 요청함에 따라 부도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재 한부신이 개발신탁을 맡은 사업장은 61개다.이 가운데 매각을 추진중인 사업장은 33개이고 사업이 진행중인 곳은 28개다.

이에 따라 한부신 사업장의 분양계약자 시공·하도급업체 위탁자(토지소유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이해당사자들의 잇따른 소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부신이 시행을 맡고 있는 아파트는 총 1만9천3백15가구에 이른다.

1천가구 이상의 대형단지만 해도 용인 동아솔레시티(1천6백가구)와 영통 롯데아파트(1천15가구) 일산 탄현큰마을(2천5백88가구) 등이 있다.

탄현큰마을은 토지가압류까지 걸려 있는 상황이다.

이들 아파트 분양계약자의 경우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은 상태이지만 입주지연 등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상가나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경우엔 계약금과 중도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른 손실규모가 2천5백4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47개 시공사와 7백51개 하도급업체의 공사미수금도 2천2백25억원에 달해 시공관련 업체들의 연쇄도산도 우려되는 형편이다.

이밖에 한부신에 개발신탁을 맡긴 토지소유주들의 손실원금만 4천5백86억원에 달한다.

최종부도 처리될 경우 파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법정관리로 갈 경우 원리금 상환이 유예되겠지만 신탁업의 성격상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