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택지개발지구는 ''제2의 잠실''로 불리며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거래는 두달 넘게 두절된 상태다.

상암지구 주변에 자리잡은 중개업소 40여곳 중 문을 닫은 곳이 절반을 넘는다.

연초 상암동일대 2백만평을 ''새천년 신도시''로 조성한다는 서울시의 발표 직후 문의가 쇄도하며 시세가 20-50%나 급등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당시엔 평당 2백만원선이던 땅값이 3백만원으로 올랐고 도로변은 7백만-8백만원까지 치솟았다.

상암지구 부동산시장이 냉각된 것은 지난 6월말 가짜입주권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다.

입주자격이 없는 이른바 ''물딱지''가 유통된다는 게 확인되자 거래가 뚝 끊어졌고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5천3백만-5천5백만원까지 올랐던 3공구 전용면적 25.7평형 입주권은 4천7백만-4천8백만원으로 떨어졌다.

상암동 일대를 미래형 복합도시로 개발하겠다는 서울시의 청사진에 대해 의문부호를 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도로망 확보나 친환경적인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때문이다.

한 주민은 "택지조성공사를 1년 가까이 하는둥 마는둥 해 잡초만 무성하게 자랐다"며 "기다리다가 모두 지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개최와 지리적인 입지 등을 볼때 여전히 개발잠재력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서울시 도시계획과 문승국과장은 "상암동 신도시조성은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의 전략사업"이라며 "도시개발의 흐름을 바꿔 놓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도 택지개발이 본격화되면 부동산경기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암지구내 월드컵공인 황맹현소장은 "입주시점이 다가오면 입주권 값이 1억원을 호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딸기공인 이철구씨도 "주변시세를 볼때 상암지구 32평형은 3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금융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입주권전매는 편법이기 때문에 믿을 만한 곳에서 구입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48만6천평 규모의 상암지구는 3개 공구로 구분된다.

1공구에는 월드컵주경기장이 들어서며 2, 3공구가 주거단지로 개발된다.

택지개발시행자인 서울시 도시개발공사는 2공구 2천9백여가구, 3공구 3천4백여가구 등 6천3백여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택지지구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서부면허시험장 부지를 감안하면 총 가구수는 7천5백-7천6백가구에 이른다.

현재 지지부진한 택지개발사업은 연말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도시개발공사 건축총괄팀 관계자는 "11월 초순께 2공구 공사를 착수해 2003년 상반기에 입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15일 3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3공구는 월드컵이후로 착공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도개공 정현규 택지계획팀장은 "서울시의 디지털미디어시티 조성계획과 보조를 맞추려면 월드컵이 지나야 착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입주시기도 2006년으로 늦어질 전망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