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백궁역 일대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에 거품이 많았던게 사실입니다. 청약자 대부분이 프리미엄을 노린 가수요자들이었지요.
방2개 달린 32평형 2가구를 P(프리미엄) 1천3백만원에 찍었지만(전매를 목적으로 구입했지만) 지금은 P가 5백만원 정도로 떨어졌어요"

지난달 30일부터 경기도 용인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잡은 한 주상복합아파트 모델하우스까지 보름넘께 출근하고 있다는 한 "떴다방"의 말이다.

현재 그가 확보하고 있는 물건은 30평형대 2가구 등 10가구에 이른다.

이달 들어 분당 정자동 백궁역 일대에서 분양된 4곳의 주상복합아파트 가운데 3곳에 모두 2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그는 이곳에서 영업중인 떴다방들이 확보하고 있는 물량만도 1백여가구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전체 공급물량의 10%가 떴다방들의 손으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어차피 피해는 실수요자들이 보게 됩니다. 중개업자들끼리는 서로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경우가 많아 구입한 분양권 프리미엄이 내려도 손해의 폭이 크지 않으니까요"

분당 백궁역 일대에선 이달 들어 4개업체가 모두 2천가구가 넘는 주상복합아파트를 내놓았다.

분당의 뛰어난 입지여건에 고급 아파트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한여름 더위를 무색케하는 청약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수백대1의 청약경쟁률,6천억원의 환불소동 뒤에 당첨자들에게 남은 것은 당초 예상했던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아니었다.

수요는 없는데 매물만 넘쳐나고 있다.

지금으로선 팔 수도 없고 갖고 있을 수도 없는 "어정쩡한 당첨자"가 적지 않다.

백궁역 일대에서 올 가을에 추가로 나올 주상복합아파트도 3천여가구나 된다.

실수요자들이야 별 상관이 없지만 단 며칠만에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챙기려했던 가수요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