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너무나 많다고들 한다.

건물을 개보수하는 리모델링도 마찬가지다.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진다는 점에선 두 나라가 비슷하지만 그에 대한 시각이나 접근방식은 천양지차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도쿄국제전시장(빅 사이트)에서 열린 제6회 건축리폼(리모델링) 및 리뉴얼 전시회내용을 뜯어보면 리모델링에 대한 한일간 시각차이를 잘 보여준다.

도쿄 건축리폼전시회에선 낡은 건물이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바뀐 모습이나 그 과정에 대한 출품내용은 단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건축자재 전시회에 가까웠다.

내부단열재를 넣고 종전보다 무게를 절반이하로 줄인 초경량 기와(다이세이상공),원격장비로 녹슨 배관의 녹을 제거한후 영구적으로 녹방지 화학처리를 하는 시스템(도쿄라이닝),두께 0.5mm에 불과한 단열매트 등 참여업체들은 대부분 새로운 리모델링 자재나 기술을 선보였다.

일본 건축리폼 전시회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리모델링에 대한 한국과 일본수요자의 시각 차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는 상당수의 국내 수요자들은 잡지책에 소개된 집을 보여주며 "이대로 바꿔달라"고 주문한다고 리모델링업체들은 얘기한다.

가족수 직업 나이 등은 주택을 리모델링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상황과는 전혀다른 잡지책의 사진대로 주택을 바꿔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요구는 십중팔구 수요자의 불만족으로 결론난다.

수요자의 개성이 전혀 살아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본은 다양한 리모델링 소재와 재료들을 쏟아내고 있다.

소재와 재료를 바탕으로 수요자의 입맛에 맞는 건물개보수에 나서는 것이다.

철저히 기능개선 위주의 리모델링에 치중하고 있다.

주로 치장을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우리 리모델링시장과 크게 구별되는 점이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