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택부문이 "마포 쇼크"에 빠졌다.

지난 13일 실시된 서울 마포구 염리동 진주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LG건설에 패했기 때문이다.

이날 투표에서 삼성은 참가 조합원 3백84명 가운데 1백50표(39%)를 얻는데 그쳤다.

2백21표(57.5%)를 확보한 LG보다 71표나 적었다.

마포를 주택사업의 텃밭으로 여겼던 삼성에겐 뜻밖의 결과 였다.

삼성은 그동안 마포를 기반으로 주택사업을 키워왔다.

도화 창전 공덕 신공덕 염리 도원 용강동등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잇따라 수주,공덕교차로를 중심으로 "삼성타운"을 형성했다.

마포에서 공급한 아파트만 7천여가구에 이른다.

특히 준공된 아파트 시세가 인근 지역 다른 아파트보다 10% 가량 높게 형성돼 "아파트는 삼성"이란 이미지를 굳혀나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패배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이 너무 방심한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삼성아파트 이미지만 믿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이달초 실시된 서울지역 5차 동시분양에서 최고 경쟁률(27평형 3백62.3대 1)을 기록한 LG한강빌리지 모델하우스가 진주아파트 부근에 있었는데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LG가 주민들에게 "LG아파트=최고급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한데 반해 삼성은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LG는 일반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전략을 내놔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브랜드 이미지만 믿고 수요자를 다소 소홀히 여긴 삼성과는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어떤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주택시장에도 영원한 강자가 없다.

결국엔 수요자를 최고로 여기는 업체만 살아남는다.

송진흡 기자 jinhu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