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금융.업무시설이 밀집한 토론토 다운타운(영스트리트)은 서울 명동
못지않게 복잡하다.

러시아워엔 교통체증이 워낙 심해 대부분 직장인들이 지하철로 출퇴근할
정도다.

한적함을 자랑하는 캐나다에선 매우 이례적이다.

캐나다인들은 그러나 이러한 북적거림에 대해 짜증을 내기보다는 즐기는
분위기다.

북적거림의 주요 원인제공자가 이 지역에 "돈"을 쏟아붓고 가는 관광객들인
탓이다.

이러한 관광객을 유인하는 곳은 바로 토론토 시내중심가에 위치한 쇼핑.업무
타운인 이튼센터.

이곳의 지난해 방문객은 5천4백여만명.

1주일에 1백만명 꼴이다.

따라서 비즈니스가 활기를 띠는 건 물론이다.

점포면적당 매출(1평방피트당 7백55달러)이 캐나다 평균(4백달러)의 2배이고
지난해 매출은 무려 5억달러를 넘어섰다.

"캐나다 알짜기업의 80%가 몰려있는 토론토에서 이튼센터는 민간부문의
자발적인 투자중 가장 탁월한 성과를 올린 사례입니다"

토론토시청 경제개발과 조지 스페자씨는 이튼센터를 캐나다에서 가장 성공한
복합타운으로 꼽는다.

성공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고객들에게 최상의 쇼핑여건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물설계부터 매장구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고객위주로 되어 있다.

이튼센터는 29층 35층 36층으로 건립된 3개의 업무용빌딩과 3층으로 이루어
진 백화점.쇼핑센터로 구성돼 있다.

백화점의 매장면적은 9만3천평방m이고 쇼핑센터는 5만6천평방m로 임대층
면적은 32만5천평방m에 달한다.

건물지하는 두개의 지하철역(던다스.퀸 역)과 바로 연결되고 지상 백화점
앞엔 다양한 버스노선이 있다.

한꺼번에 1천6백37대의 차를 수용할 수 있는 매머드급 주차장도 확보돼
있다.

지하 및 공중통로(동과 동을 연결하는 스카이워크)를 통해 건물내부는 물론
바로 옆에 위치한 배이백화점(연면적 8만4천평방m)으로도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건물외관과 천정을 유리로 지어 아름다울뿐만 아니라 채광효과를 극대화한
점도 이튼센터의 특징이다.

겨울이 길고 춥다는 점을 고려해 건물내부를 밝고 따뜻하게 설계했다.

고객들이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구매욕구를 느끼게끔 치밀하게 배려한
노력이 엿보인다.

저가품부터 고급제품에 이르기까지 상품구성이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한 점
도 눈길을 끈다.

백화점과 3백여개의 전문매장코너엔 1천6백30개 품목이 구비돼 다양한
고객층을 만족시키고 있다.

"매장 구성부터 상품배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고객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립니다.

한번 방문한 고객이 반드시 다시 오도록 하자는게 이튼센터의 경영모토입니
다"

이튼센터 부사장 이몬 켈리씨의 말이다.

지난 77년 건립된 이튼센터는 쇼핑.업무시설을 갖춘 현대식 복합빌딩이다.

부지면적이 5만8천7백평방m에 달하고 건물연면적도 72만평방m로 북아메리카
에서 가장 크다.

개발당시 이곳은 낡고 노후한 상점을 비롯 불량주택단지 창고가 밀집,
슬럼화돼가고 있었다.

체계적인 개발의 필요성을 정부측이 절감하고 있을때 부지를 소유한 이튼
백화점측이 뜻밖의 제안을 해왔다.

쇼핑센터와 업무시설을 갖춘 초대형빌딩을 건립하자는 것.

캐딜락사 및 토론토 도미니온 뱅크와 제휴, 자본조달의 방안도 마련된 상태
였다.

영업위축을 우려한 인근 상가들이 반대했으나 정부측의 설득으로 개발은
급진전되고 토론토시의 명물이 탄생하게 됐다.

지은지 20년이 지난 이튼센터의 또 다른 매력은 현재상황에 만족치 않고
끊임없이 재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4천만달러를 투자,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이튼센터를 보도쪽으로 10피트정도 확장해 점포면적을 2만평방피트 넓히는게
골자.

이곳엔 관광객들을 위한 소매점과 레스토랑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지금까진 건물내부에 중점을 두었지만 앞으로는 옥외점포를 활성화시켜
거리에 활력을 불어 넣자는 복안이다.

이같은 계획안에 정부는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정부는 한술 더 떠 이튼센터 맞은편의 노후점포들도 몇개씩 통합해 대형화
하도록 상인들을 끈질기게 설득중이다.

통합과정을 거쳐 극장 위락시설등 연관효과가 높은 업종으로 전환하는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잘 나갈때 미래를 준비하는 이튼센터.

이튼센터는 토론토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오래오래 남을게 분명하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