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오름세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서울 강남과 분당신도시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아파트값이 최근들어 서울 상계동과 일산 평촌신도시 등 아파트 밀집지역의
시세도 들어올리고 잇다.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도 늘어나며 일부 매물품귀현상까지 빚어질 정도다.

이같은 상승세 확산은 IMF이후 아파트값이 20%이상 급락,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거품이 상당히 빠졌다는 견해때문.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중도금저리대출 미등기전매허용 등 "메가톤급
부양카드"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활기를 띠며 가격도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현황 =서울과 수도권아파트는 이달들어 평형별로 5백만~1천5백만원
올랐다.

부동산중개업소엔 투자자들의 문의가 하루평균 10~20여건으로 지난달에
비해 3배이상 급증했다.

지난 5월 서울의 강남 목동과 분당 등 일부지역에서 시작된 급매물
소화현상은 이제 상계동 일산 평촌 등 외곽지역까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거래두절속 하락행진을 지속하던 대형아파트도 입지여건이
좋은 우량물건을 중심으로 매매되며 가격이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의 강남 목동지역과 분당신도시에선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의 소진된 가운데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35평형의 경우 급매물가격이 지난달엔
2억2천만원이었으나 최근엔 2억3천만~2억4천만원선에서 거래된다.

대치동 미도아파트 45평형은 호가가 4억3천만~4억5천만원으로 한달전에
비해 2천만원가량 뛰었다.

양천구 목동 12단지 27평형은 매매가가 1억5천만원으로 5백만~1천만원가량
올랐고 7단지 35평형은 하한가가 2억5천만원에서 2억6천5백만원으로
상승했다.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32평형은 1억5천만원에서 2천만원 오른 1억7천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48평형 매도호가도 2억8천만원으로 2천만~3천만원 상승했다.

서울 상계동과 일산 평촌등 외곽지역에서도 로열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값이 5백만~1천만원정도 뛰었다.

부동산업소에 나와있는 매물중 싼 것은 대부분 1층이나 최상층에 위치한
물건이다.

하계동 시영 22평형의 급매물은 6천5백만원으로 5백만원 올랐으나 매물이
많지 않고 상계동 신동아 27평형은 지난달보다 5백만원 오른 9천만원을
주어야 구입이 가능하다.

일산신도시 주엽동 동아 32평형은 지난달엔 1억4천만원이면 살 수 있었으나
지금은 1억5천만원을 줘야하고 장항동 청구아파트 26평형은 로열층이
1억3천5백만원에 나오는 등 강세다.

평촌 은하수마을 벽산 29평형은 급매물가격이 1억4천만원이상으로 8백만~
1천만원가량 뛴 상태다.

<>시장전망 ="아파트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견해가 많다.

실질 구매력이 아직 미흡한 수준인데다 경기 금리 등 외부여건이 크게
호전될 기미가 없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최근 오름세가 "제한된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한용석 대우경제연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경기침체 및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주택구매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매물이 어느정도 소화되면 다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손재영 건국대교수도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
까진 약보합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대형부동산에 투자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대부분 매입시기를
내년이후로 잡고 있다"(권태홍 서울부동산컨설팅대표)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파트값이 떨어진다해도 상반기와 같은 급격한
"추락"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부의 주택시장 부양의지가 확고한데다 이미 발표된 각종 부양책이 기존
주택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이와함께 금융권 부동자금의 향방도 부동산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8월이후 신규가입하는 2천만원이상 고액예금은 은행 파산시 원리금을
보장받지 못하는데다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게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결국 갈곳이 마땅치 않는 부동자금의 일부가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란게 전망이다.

이동성 주택산업연구원장은 "내년까지 3조6천억원의 주택대출자금이
지원되고 하반기중 정부가 공공주택 건설을 중심으로 경기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대세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