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시작된 오피스텔 공급붐은 분당 일산을 거쳐 이젠 대전
부산 등 지방으로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서울에 건립되고 있는 오피스텔만해도 줄잡아 80여곳 1만6천여실.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에서 공사중인 것도 20여곳 1만3천여실에
이른다.

서울을 포함, 수도권에서 지어지고 있는 물량만 3만실에 가까운 셈이다.

이같은 건립 붐은 오피스텔이 "도심 요지에 들어서는 새로운 주거수단"으로
부각되면서 일고 있다.

당국이 지난 95년 오피스텔 일부에 주거시설을 허용한데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요즘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대부분 주거강조형이란 특징을 갖는다.

이처럼 최근 쏟아져나오는 오피스텔이 주거부분에 무게가 실려있지만
오피스텔을 아파트와 비슷한 주거수단으로 보는건 곤란하다.

건교부 건축지침이 오피스텔의 주거용공간을 전체의 30%이하로 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오피스텔은 주거시설이 아니라 사무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가 옆건물과 일정한 이격거리를 둬야 하고, 일조권사선제한을 받는
것과 달리 오피스텔은 이같은 제한도 전혀 받지 않는다.

이는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비해 주거 쾌적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아파트보다 전용면적비율이 낮고, 유지관리비가 비싸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 오피스텔이 양도소득세부과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도 근거가 없다.

양도소득세면제는 1가구1주택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정될뿐 양도차익이
발생하면 오피스텔도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한다.

물론 오피스텔에 부정적 측면만 있는건 아니다.

대부분의 오피스텔이 도심이나 교통요지에 들어서고 있어 교통 및 생활
여건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간혹 잠을 자면서 소규모 사무실로 사용하려는 수요자들에겐 더
없이 좋은 상품이다.

또 유지관리비가 좀 들더라도 교통요지에 편리하게 살 주거공간을 마련
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권할만하다.

임대수요가 많은 지역에 한정되는 얘기지만, 1억원미만의 자금으로 일정한
임대수익을 확보하려는 수요자들역시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어떻든 오피스텔공급붐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투자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오피스텔투자자가 알아둬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수도권요지의 아파트와 비슷한 정도의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수도권요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예외없이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는데
비해, 오피스텔은 분양초기에 공급물량 이상의 청약자가 몰리는 예가 별로
없다.

지금 건립되고 있는 오피스텔의 상당수가 아직 "분양중"이며, 업체들이
공개하는 분양률도 과대포장된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오피스텔은 투자성이 검증되지 않은 파생상품이라는 점을 감안, 투자
판단을 내리는게 안전하다.

특히 "바람"에 휩쓸려 막연히 투자대열에 합류하는 것은 피하는게 좋다.

< 이정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