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유망주거지역인 수원 용인 남양주 김포 등지에서 최근 분양이
끝난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등기전매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

미등기전매는 통상 입주가 진행되거나 임박한 시점에서 활기를 띠었으나
요즘처럼 입주를 2년반이상 앞둔 분양이 끝난 시점에서 극성을 부리기는
이례적이다.

미등기전매 대상지역도 수원 용인에서 김포 남양주 등지로 급속히 확산
되는 양상이다.

특히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높은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아파트의 경우
미등기전매 물량이 전체아파트 물량의 30%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7일 3순위접수를 끝낸 수원 망포동 벽산아파트
(24~75평형 1천3백80가구)가 동호수 추첨도 안한 상태에서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지역1순위에서 마감된 인기평형(33,51,75평형)중 33평형은 1천5백만~2천만
원, 75평형은 2천5백만~3천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상태다.

이같은 불법거래는 "떳다방"이라 불리는 철새중개업자가 주도하고 있는데
현지 견본주택에서 음성적으로 활동중인 업소만도 1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7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용인수지2지구 진흥아파트 33평형도
3천2백만~4천5백만원 오른 1억5천만원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로열층의 경우 계약금과 불입금을 제외하고 웃돈이 4천5백만원이상 붙어
있으나 물량이 나오는대로 소화되고 있다.

향후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바뀔 김포지역은 이들 철새중개업자들의 기승이
가장 심한 편이다.

지난해 하반기 분양호조를 보인 사우지구일대를 중심으로 20여개 이상의
떳다방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데 이들은 수요자들이 몰리는 주말엔 분양상담
이라는 명목아래 버젓이 투자설명회까지 갖고 있다.

아파트 전매값도 많이 올라 사우지구 청구 한라 22평형은 1천6백만~1천8백
만원, 대림 동양 31평형은 3천만~3천5백만원이 오른 9천만원, 1억4천5백만원
선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연초보다 20~30% 오른 금액인데 입주가 본격화될 내후년께엔 한차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게 인근 중개업소의 귀띔이다.

이밖에 미등기전매 바람이 한차례 훑고 지나간 수원 영통 정자지구와
남양주 덕소지구의 아파트들도 30평형대 이상을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3천만~
5천만원이상 붙어 인근 중개업소에서 은밀히 전매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에서 미등기전매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분양가와 입주시점의
가격차가 워낙 커 가수요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현지아파트 청약자격이 1년이상 지역거주자로 강화되고 지역우선
청약 배정비율이 30%로 축소됨에따라 아파트 당첨기회가 줄어든 수도권 위장
전입자들이 이들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는 것도 전매바람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 청약통장 불법거래는 정부의 지역우선 배정비율 축소이후
급속히 위축되며 가격도 큰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만해도 용인과 김포에서 32평형을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예금
통장은 1천5백만원, 40평이상 청약이 가능한 통장은 2천만원이상에 각각
불법거래됐었으나 지금은 1천만~1천5백만원으로 떨어지고 그나마 거래도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유대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