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들어간 부동산시장에 기업체들의 부동산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형물건이 거래두절속 가격폭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그룹들이 자구책으로 잇따라 보유부동산
매각을 추진하는데다 시중자금 경색여파로 긴급운영자금을 구하려는
중소업체들도 잇따라 부동산매각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성업공사나 경매시장은 물론 강남의 부동산업소에는 이들 업체
들의 매각물량이 쌓여가고 있다.

그러나 덩치 큰 부동산의 주요 매수자였던 기업들이 자금사정이 안좋아
제대로 물량소화가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입지여건이 좋은 급매물도 시가의 절반이 안되는 헐값에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고 있다.

<>공매.경매시장 = 지난 상반기중 성업공사에 매각을 의뢰한 부동산은
1조7천8백29억원(감정평가액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6% 늘었고
경매의뢰된 물건은 1조2백61억으로 76.9%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 부동산의 매각실적은 저조하다.

성업공사에 의뢰된 부동산의 경우 상반기중 5천5백36억원어치만 팔려 작년
동기에 비해 6.2%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매시장의 경우도 10억원이상의 대형물건은 매물누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대형물건은 유찰횟수가 대부분 3~4회이상으로 많아지고 낙찰가도
낮아지는 추세다.

경매컨설팅 전문업체인 코리아21C 이경식이사는 올들어 서울과 수도권에서
경매되는 대형물건이 한달평균 50건이상으로 2~3년전보다 배이상 늘고
낙착률도 낮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일반부동산시장 = 최근들어 강남과 김포 용인 등 수도권일대의 중개
업소에는 기업체 등에서 은밀하게 팔아달라고 나오는 대형매물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경기불황과 대그룹 자금악화설 등으로 인해 팔리기는 커녕 투자
문의조차 완전히 끊겼다.

대형부동산 전문중개업체인 산하컨설팅에는 최근 몇달새 기업들로부터
매각의뢰를 받은 대형부동산 10여개가 쌓여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공장부지가 대부분인 이들 물건은 시세보다 30%이상 싸게
나와 있으나 아직까지 매수자를 못찾고 있다.

A기업이 내놓은 관악구 신림동 대지의 경우 매도희망가격이 30억원으로
공시지가(54억)보다 40%이상 싸나 아직까지 안팔리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중개업소에도 시가보다 30%이상 싼 2백80억원에 나온
대치동 업무용빌딩을 비롯 신사동 근린상가(1백20억), 압구정동 오피스빌딩
(1백20억) 등 5건의 대형매물이 쌓여 있다.

기업들과 큰손들이 내놓은 이들 매물은 매매협의 한번없이 가격만 처음보다
20%이상 내려있는 상태다.

이 업소 문모사장은 강남의 대형중개업소당 평균 4~5건의 대형물건이 쌓여
있다며 최근 한두달사이에 1백억원대를 웃도는 빌딩 토지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공장부지가 많은 김포 등 수도권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포읍의 D부동산엔 팔려고 내놓은 공장부지가 5건이상 있으나 워낙 덩치가
커 6개월이 지나도록 한건도 매매성사가 안되고 있다.

그나마 요즘에는 투자자들의 발길도 부쩍 줄었다.

최근 전원주택과 아파트 건립 붐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파주지역도 덩치
큰 매물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기는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의 문의는 많은 편이나 공장부지로 쓸만한 대형토지는 안팔리고
있다.

<유대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