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농경사회에서는 이상적인 주거환경을 갖춘 곳으로 산과 물과 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 풍요로운 생산이 기대되는 곳, 좋은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 수 있는 곳 등을 들었다.

이같은 조건이 충족되는 곳을 풍수에서의 양택명당이라고 했다.

사회생활을 하는데서 집은 한 가족집단의 고유한 생활영역이다.

집을 중심으로 일정 영역안에서 타인들과 어울리며 삶이 이루어진다.

또 집을 매개로 이웃과 지속적인 유대를 이룸으로써 "우리집" "우리동네"
같은 연대의식이 자라나며 이웃사촌이라는 관계가 형성된다.

이처럼 주택에선 외부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풍수에서도 택지의 조건으로 지리와 생리, 산수, 인심 등을 꼽았다.

지리란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형이다.

풍수상 지형적 요소들이 질서있게 배열되어야 음양과 오행의 우주적
조화가 이루어져 그로부터 생명력을 얻어 복락을 누릴 수 있다고 봤다.

생리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제적 조건이다.

토지의 생산성이나 입지여건이 좋아야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생리를 중요하게 여겼다.

또 산수는 경관적 조건이며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추어야 심성이 바르게
된다고 믿었다.

이와함께 인심은 사회적 조건으로 건전한 이웃관계가 살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징표이다.

요즘 이같은 조건을 다 갖춘 주거지를 찾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특히 현대기술로 생리와 산수는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지만 인심은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더 각박해지기 마련이어서 건전한 이웃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더구나 주택문화가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위주로 변하면서 몇년동안 옆집에
살아도 서로 얼굴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라면 건전한 이웃도 무시할
수 없는 주택외부환경이며 풍수적으로 중요한 입지여건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에따라 최근들어 풍수상 외부환경을 인위적인 방법으로 개선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취미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을 짓고
같이 산다든가, 전원주택을 단지형으로 조성, 집성촌으로 만드는 것 등이
이같은 예에 속한다.

외국에서는 주택을 거래할 때 주택설명서에 이웃의 현황을 기재하며
이웃이 어떤가에 따라 주택가격에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이웃은 부동산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

이웃을 주택외부환경의 하나로 중시하는 것은 앞으로 부동산개발이나
활용측면에서도 도입할만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음택풍수보다 양택풍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양택풍수중에서도 위치나
방위보다 주거환경을 중시하며 주거환경중에서도 건전한 이웃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풍조가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광영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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