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주거지역에서 주택을 개발할땐 "차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지역에서는 비슷비슷한 형태의 다가구, 원룸, 빌라 등이 잇달아 들어서
어느 정도 수요가 충족되고 나면 일반적인 형태의 주택을 지어서는 분양에
애를 먹게 마련이다.

따라서 건축비를 조금 더 들이더라도 눈에 띄는 외벽처리나 고급내장재,
넓은 평면설계 등 "색다른" 느낌의 주택을 지어야 분양이 수월해 개발에
성공할수 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2층 양옥집에 살던 이재온씨는 이웃에 복제하듯
지어지는 붉은 벽돌식 임대용 다가구주택 대신 외관을 차별화하고 실내공간을
넓게 설계한 고급분양용 다가구주택을 건립, 대부분 분양을 마쳐 개발에
성공했다.

이씨는 당초 자신의 단독주택부근에 지하철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어떤 식으로 개발을 하더라도 분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인근에 많이 들어서는 벽돌식 임대용 다가구주택을 지으려 했었다.

그러나 주변에 임대되지 않은 다가구주택 물량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따라 개발방향을 다시 잡기로 하고 한터건축사사무소(*02-795-7422)를
찾아 문의한 결과 "차별화된 다세대주택"을 짓기로 개발방향을 잡았다.

이씨는 대지 57평에 있던 2층 양옥을 헐고 건폐율 55%, 용적률 2백41%를
적용,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고급분양용 다세대주택을 건립하기로 결정
했다.

지하1층과 지상1, 2층에는 전용면적 28~29평의 방 하나씩을 들이고 지상3층
에는 25.7평, 지상4층에는 20평의 방을 넣기로 했다.

이씨는 주변의 벽돌식 다가구주택과 차별화하기 위해 건물외관을 요즘
유행하는 드라이비트공법으로 처리하는 한편 건물입구 정면을 금강석으로
마감, 고급스럽게 꾸몄다.

또 방마다 붙박이 장을 설치하고 조명은 간접조명으로 처리하는 등 빌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장공사를 했다.

계단도 대리석으로 마감하고 단열재를 건물외부로 빼서 설치해 실내전용
공간을 넓혔다.

평당 분양가는 지하1층 5백16만원, 지상1층 6백18만원, 지상2층 6백38만원,
지상3층 5백62만원, 지상4층 4백64만원 등으로 다소 높게 책정했으나
고급스런 느낌 때문에 지상1층을 남기고 분양이 끝난 상태다.

이씨가 이 건물을 지으면서 들인 비용은 토지비 2억8천5백만원(평당 5백만
원)과 건축비 3억7천만원(평당 2백80만원) 등 모두 6억5천5백만원이다.

따라서 지상1층까지 분양을 끝낸뒤 각종 세금을 빼고 이씨가 벌어들이게 될
수익금은 1억5백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