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업체들이 주택 건설을 위한 용지 매입을
크게 줄이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상가 등 부동산 경기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3-4년 동안 장기 침체되면서 건설업체들이 용지 매입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2-3년 이상 앞을 내다보고 미리 사업 용지를 확보하는
것이 관례다시피 했으나 최근에는 용지 확보량이 1년치 사업분으로
줄어들었으며 그나마 사업성이 확실한 용지 외에는 매입을 억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공급용 택지 매입량이 예년에 7만-8만평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4만5천평으로 30-40% 감소한 데 이어 올들어서는 4월 현재 1만6천평
을 매입하는데 그쳤다.

선경건설은 지난 92,93년에 연간 10만평씩 용지를 매입했으나 지난해는
매입실적이 3만평도 안되며 올해는 한평도 매입하지 않았다.

삼성건설은 매년 10만-20만평의 택지를 매입해 왔으나 지난해 1만평밖에
매입하지 않았으며 올해는 현재까지 2만평을 매입하는데 그쳤다.

LG건설은 지난 95년까지만 해도 매년 10만평 정도 주택공급용지를 매입해
왔으나 지난해 매입량이 절반 수준인 5만평으로 떨어졌으며 올해는
1만2천평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건설사업중 주택공급이 주력인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25만평 매입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이는 1년치 사업 물량으로 2-3년 앞의 사업 용지를 미리
확보해 오던 예년에 비해 용지 매입이 크게 감소했다.

자금에 여유가 없는 중소 주택업체들의 경우 용지 매입을 더 큰폭으로
줄이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자금 회전을 위해 이미 확보한 용지마저 매각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때문에 업계는 앞으로 2-3년 뒤에는 아파트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