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도권의 악성미분양지역으로 꼽혀온 시흥시일대에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대단위 택지개발사업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수도권지역의 전원주거지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시흥일대는 택지지구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둘러싸여 녹지공간이
풍부하고 생활편익시설을 갖춘 신도시개념으로 아파트단지가 조성되고
있는데다 시흥시가 서해안시대의 중핵도시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 약 1만가구가 공급돼 분양률이 30%를 밑돌던 시화지구 및
은행지구의 경우 올들어 하루 30~40가구씩 미분양물량이 소진돼 완전분양을
앞두고 있다.

시화지구 4개 블럭에서 2천여가구를 분양중인 대림산업의 경우 1개 블럭은
이미 분양완료되고 나머지 블럭도 주말에는 80여가구, 평일에는 20~30가구씩
분양계약되고 있다.

계룡아파트는 주말에 60여가구, 평일에는 10여가구씩 팔리고 있으며
지난해 11월말 청약접수에 들어가 3순위까지 청약자가 불과 10가구
미만이었던 동원그룹계열의 삼경건설도 올들어서만 2백여가구가 팔려 완전
분양을 앞두고 있다.

동보건설도 전체 5백60가구중 10평형과 21평형이 완전분양되고 30평형
60가구만 남아 있는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분양을 시작했던 은행지구의 (주)대우건설부문은 1천2백72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단지를 분양시작 한달만에 1백% 분양완료했다.

특히 연성지구의 최초공급물량으로 관심을 모았던 (주)대동과 청구주택의
아파트도 각각 초기분양률이 70~85%선을 기록하며 10~20가구의 잔여물량만
남기고 있다.

또 삼성물산건설부문이 5일 분양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 대우건설부문
우성건설 등 7개업체가 이달중 3천3백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연성2지구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평일에 하루 4백~5백명씩, 주말에는 1천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처럼 시흥지역 아파트분양이 크게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시화지구의
경우 평당분양가가 2백60만~2백75만원선으로 수도권의 다른 지역보다 평당
40만원정도 싼데다 주택가와 공단사이에 대규모 녹지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주거여건이 급속도로 개선될 전망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역 40평형대 아파트의 총분양가(옵션포함)는 1억2천2백만원선으로
서울지역의 25평형 가격과 비슷할 정도로 싸다.

23평형은 6천만원대로 국민주택기금 1천2백만원과 업체의 융자알선,
전세가 4천만원임을 감안하면 1천만원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어 서울에 거주
하고 있는 임대주택사업자들이 대거 구매에 나서고 있다.

분양가가 평당 3백30만~3백50만원선으로 시화지구보다 비싸 미분양이
예상됐던 연성지구는 시흥시청이 이곳으로 옮겨오고 서울로의 진입이
40분대로 단축되는 등 시화지구보다 입지여건이 좋아 초기분양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연성지구는 그린벨트로 둘러싸인 녹지율 87%의 초저밀도의
전원주거지로 개발되는데다 건립가구수도 1만여가구에 이르는 등 대단위
아파트단지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서비스면적을 다른 지역보다 1~2평 정도 넓히고 마감재수준을
향상시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한 것도 분양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성지구 아파트는 서울지역의 15%옵션 수준을 넘는 고급싱크대 샤워부스
비디오폰 등이 6~9% 옵션에 포함돼 있다.

< 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