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경부고속철도 신항만 등 대규모 토목공사의 본격 시공으로 올해
시멘트 수요량이 지난해보다 3%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능력은 답보상태에 그쳐 오는 5월께 또 한차례 "시멘트 파동"이 우려
되고 있다.

7일 건설교통부와 업계가 집계한 "97년도 건자재 수급전망"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 수요량은 각종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의 활성화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1백50만t 가량 늘어난 6천1백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 반면 생산능력은
수요량보다 3백20만t이나 모자라는 5천7백80만t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국내 시멘트 생산업체들이 외국과의 장기계약에 따라 일부 생산
량을 수출해야 하는 사정을 감안할 때 부족량은 이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이에따라 올해도 시멘트 부족과 그에따른 레미콘 파동이 불가피할 전망
이다.

특히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5월에는 지난해보다 심각한 시멘트 및
레미콘 파동을 겪을 것으로 벌써부터 업계는 불안해 하고 있다.

업계는 공사현장이 일시 쉬게 되는 동절기 및 우기와 이를 전후한 1-2개월
까지는 수급에 별 지장이 없으나 현장마다 공정이 집중되는 5월과 9월께는
심각한 파동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시멘트 수급의 불균형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
이지만 수입만 시기적절하게 이뤄질 경우 파동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그러나 지난해에도 수입계획을 세워 부족분을 사들여 왔지만 수급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 한달정도 부족사태를 야기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멘트 저장능력이 2백만t이내인 점을 감안할때 부족
분을 메우기 위한 수입은 적어도 한달 전에 예측해 이뤄져야 한다"며 "건설
공사 속성상 시멘트 등 각종 건자재 수요는 아무도 예측못한 상태에서 불시에
집중되는 경향이 많다"며 사실상 미리 부족분을 예상하고 수입계획을 적기에
세운다는게 어렵다고 말했다.

중견 건자재 생산업체인 삼표산업(주)의 한상헌사장은 "1인당 시멘트
사용량이 1t을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라며 "올해도 시멘트 파동이
우려되고 있는게 사실인 만큼 정부는 이에맞춰 시기적절한 수입을 포함한
수급계획을 미리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김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