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서울시내 5개 저밀도지구 재건축대상 아파트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이들 지역의 부동산거래가 올스톱되고 있다.

또 5개 저밀도지구의 인근 가락동 고덕동 등 대규모 저층아파트 일대에
대해서도 투기지역으로 추가지정할 방침이어서 국세청의 투기지역의 지정이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시장 전체를 강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반포 잠실 등 5개 저밀도지구들은 서울시의
재건축규제 발표이후 초기 과열양상에서 벗어나 최근 매물출회와 부동산
중개업소의 영업재개로 진정기미를 보였으나 국세청의 이번 조치로 매물이
또다시 자취를 감추는 등 시장기능을 완전히 잃고 있다.

특히 국세청이 28일부터 이들 지역에 61개 부동산투기대책반 158명을
일제히 투입, 저밀도지구 아파트와 관련된 중개업소의 거래장부 등을 실사할
계획이어서 인근 중개업소들은 27일을 기해 문을 닫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국세청이 저밀도지구의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들 가운데 <>1가구 2주택
이상 소유자로서 저밀도지구에 직접 거주하지 않고 전세를 놓고 있거나
<>미성년자 또는 부녀자 등 재산취득능력이 없는 데도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부동산투기혐의 및 자금출처조사를 함께 벌이기로 해 일부
아파트소유자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반포주공아파트 1,2,3단지가 몰려있는 구반포지역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오늘부터 휴업에 들어갔으며 신반포1,15차 아파트가 신반포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이날 대책회의를 열고 오는 12월1일까지 전면휴업키로
결의했다.

지하철 2호선 성내역 바로 옆에 위치한 잠실시영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악화로 최근들어 아파트의 호가가 내려가고 매물이 잇따라
나오는 등 재건축이전상태로 진정세를 보였으나 국세청의 투기단속에 따른
경계심리로 매물회수가 잇따르고 있다.

회수되지 않고 남아 있는 매물도 수요자를 찾지 못해 거래가 완전 중단된
상태다.

잠실주공2단지의 경우도 하루 1-2건씩 매매계약이 체결되는 등 재건축
여파로부터 벗어날 기미를 보였으나 국세청발표로 계약대기자들이 계약을
늦추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주공2단지내 상가에 있는 M공인중개사 사무소 서정옥씨는 "자금출처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타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내놓았던 전세물량회수가 두드러져 전세계약실적도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보다 아파트가격이 저렴해 장기투자가들이 몰렸던 암사.명일
지구의 강동시영아파트 1,2단지는 이번 조치로 문의전화가 거의 중단되고
매물도 수요자를 찾지 못해 100만 정도 싼 가격에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락동 고덕동 등 5개 저밀도지구 인근의 대규모 저층아파트단지들도
최근들어 아파트가격이 500만-1,500만원정도 상승하는 등 저밀도지구
재건축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렸으나 국세청의 자금출처조사에 따라 거래가
전면 중단된채 약보합세로 반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고기완.김태철.김동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