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대로변에 있다고해서 무작정 상가나 업무용빌딩을 생각하다가는
큰 코다치기 일쑤다.

유동인구가 적거나 지나쳐가는 지역일 경우 아무리 큰 대로변이라도
상권형성은 물론 사무실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지가 도로를 따라 직사각형 모양이고 뒷길이 좁거나 없을때는
고객흡수나 점포배치가 어려울 뿐만아니라 뒷집 일조권문제로 건물높이
까지 제한받아 사업성이 떨어진다.

서울 청운동에 사는 H신용금고 전회장 박모씨는 서울 성산동 30m대로변
(서교로) 1백평 나대지를 이같은 원칙과 뛰어난 주변생활환경을 감안해
임대용 다가구주택으로 지난달말 개발했다.

박씨가 화원으로 내버려뒀던 이땅에 건물을 짓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일대
소형택지 개발이 한창이던 지난해 중반.

팔려는 생각도 했으나 부동산경기 침체로 평당 1천만원을 호가하던
이땅을 평당 6-7백만원에 팔아야할 판이었다.

박씨는 지난해말 아는 사람의 소개로 소형택지개발 전문업체인 한국예건을
찾았고 주거와 사무를 함께 할수있는 다가구주택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길건너편 바로앞이 신촌에서는 대표적인 약수터산으로 유명한 성산이
자리잡고 있어 주거환경이 뛰어난데다 신촌로터리 홍대입구 등과 5분
거리여서 신촌지역 전문직업인들을 목적수요층으로 삼은 것.

원룸주택 2개를 겹쳐놓은 듯한 방의 구조도 이들 수요층에 맞췄다.

15평에 방과 거실의 크기를 똑같이하고 주방과 화장실을 드러나지 않게
배치, 2명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대로변쪽으로 넓은 아파트식 베란다를 둔 것은 주변환경을 염두에
둔 설계.

대로 건너편 성산을 집안 어디서나 보이게하기 위해서이다.

색상을 입히는게 좋은 외단열공법으로 외벽공사를 하고 건물색상도
젊은층에 맞게 깨끗한 하늘색으로 처리했다.

한국예건의 "컬러하우스"라는 건물브랜드와도 궁합이 맞았다.

주차는 지하에 5대와 대로변에서 3m 뒤로 물러난 공터에 5대이상을 세울
수 있다.

지하1 지상3층(연면적 1백99평. 건축면적 59평)에 건립된 가구수는 14-
15평짜리 14가구.

임대보증금은 가구당 지하1과 지상1층이 5천만원, 지상 2-3층이 5천
5백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중 4가구가 이미 임대돼 이달이나 내달까지 임대가 완료될 경우
박씨에게 들어오는 총 임대보증금은 7억4천만원이다.

총공사비 4억5천만원(건축비 4억2천만원, 설계비 2천만원, 기타비용
1천만원)를 빼더라도 3억1천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리게되는 셈이다.

박씨는 공사과정에서 설계비 2천만원만을 댓을 뿐이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