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자투리땅 투자는 여간해선 이익이 남지 않는다.

수익률이 높다는 임대주택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임대용 다가구는 연면적 200평까지 지을 수 있다.

연면적 200평의 다가구주택을 지을 경우 필요한 대지의 크기는 층수와
건폐율을 고려해서 역산하면 최소한 84평 이상의 대지면적을 갖춰야 한다.

서울 시내에서 90평 정도의 토지를 매입하려면 강남 이외의 지역은 평당
450만원 정도로 4억원이 토지비로 지출된다.

건축비는 설계비 등 제반비용을 포함하여 평당 220만원선이다.

복잡한 수지 분석은 그만 두고 간단히 계산해 보자.

200평의 다가구주택을 지어 평당 300만원씩 임대료로 받을 경우 220만원은
공사비로 지출되고 평당 8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1억6,000만원의 여유돈이 생기는 셈이다.

이를 월세 연18%로 돌리면 연간 2,880만원의 임대수익을 기대할수 있다.

반면에 토지매입 대금인 4억원을 은행에 넣어두면 연12% 기준으로
4,8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개발노력이 들어 갔음에도 수익규모가 적다는 것은 투자할 가치가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어떠한가.

토지 가격이 매년 2~3% 소폭 상승하고 임대료를 연5%씩 인상한다고 가정
하면 개발후 5년이 경과할 때 개발이득은 은행금리를 앞지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도심내 자투리땅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생각하더라도 채산성이
맞지 않는 투자이다.

투자이익을 은행금리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지역은 임대보증금을 평당 300만~350만원선에서 받을수 있지만 상대적
으로 땅값이 비싸다.

토지구입비로 평당700만원 정도를 생각해야 하므로 수익률을 분석해 보면
강남이외의 지역과 비슷하다.

앞에서 살펴 본 예상 수익은 현행법을 근거로 역산출 한 것이므로 금년
7월부터 주차장 법이 가구당 주차대수 1대로 강화되면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도심내 자투리 땅은 현재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소유주가 환금성이 약한
것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발하는 것은 괜찮지만 토지를 매입, 개발
하려는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은 투자 패턴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도심내 자투리 땅 투자가 전혀 사업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재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이나 재건축을 해야 되는 오래된 연립의 인근
필지들은 투자대상이 될 수도 있다.

도심내 자투리 땅은 자투리 땅 자체만으로는 개발이익이 적으므로 재건축
이나 재개발 또는 인접 필지와의 공동 개발가능성이 큰 곳을 찾아 매입해
두면 공동 개발에 따른 이득을 톡톡히 누릴수 있다.

또한 경매를 통한 자투리 땅 투자도 좋은 방법이다.

K씨는 노후대책으로 자투리 땅을 사서 임대주택을 지어 임대업을 하려고
토지를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토지매입비용이 관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임대가 쉽다 싶은 지역은 생각보다 토지가격이 높아 투자 비용에 비해
수익 발생이 적었다.

토지 가격이 시세보다 월등히 싼데다 부지의 효율이 좋아 8층까지 지을수
있어서 임대보증금 만으로 건축비는 물론이고 토지비용의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함께 입찰한 사람보다 6,000만원을 적게 써서 물건을 놓치고
말았다.

6,000만원을 더 써서 토지를 경락받았다면 초기에는 10억원이 투자되지만
사업이 완료되면 불과 2억~3억원 투자로 170여평의 대지에 임대점포 7개,
원룸임대주택 16개인 8층 건물을 소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영수 < 미주하우징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