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비명(비이재명)계가 이재명 대표에게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본인의 의지와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노사모에 대해서 긴장과 두려움으로 보시는 태도를 여러 차례 보였고, 노사모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종교적인 지지는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팬덤이 움직이는 모두 견제해야 한다”며 “물 갖다 놓고 우리 편끼리만 남게 하고 다 졸이고 졸이면 염전식 정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염전은 그나마 소금이라도 남는다. 정치에서는 패배밖에 안 남는다. 일부 강성 공격성 팬덤에 끌려다니면 당은 그야말로 패배의 수로에 갇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염전식 정치로부터 벗어나서 바다로 나가야 우리가 승리한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전날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개딸과의 결별’을 촉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에 대해 “BTS 보고 아미(BTS 팬클럽)를 그만두라는 얘기가 가능하겠나”라고 한 데 대해 “BTS가 아미 대장이냐, 이장을 맡고 있진 않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BTS 팬덤은 자기들의 행동 때문에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다치거나 공격당하거나 평가 절하되거나 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는 분들”이라며 "(개딸들도) 아미처럼만 해준다면 왜 이장직을 사퇴하라고 그러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최근 지역 당원 행사차 안동을 방문했다가 개딸들에게 항의받은 일화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민주당 안에서 내부 총질하는 사람이 왜 안동에 왔냐,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고 하더라”며 “이 대표 이름도 (입에) 올리지 말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