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와 고개 숙여 인사하며 잠시 대화…문 전 대통령과도 웃으며 악수
YS 생가도 찾아 "개혁 실천 뜻 승계…과감한 개혁 앞장서서 실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경남 거제의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했다.

같은 날 보수와 진보 두 전직 대통령 관련 일정을 잇달아 소화한 '통합 행보'로,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 민심까지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盧 14주기 추도식 참석…"전직 대통령 흑역사 끊어야"(종합)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정점식 의원 및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등과 함께 자리했다.

김 대표는 2021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로서 노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바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020년 4·15 총선 참패 직후인 11주기부터 해마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왔다.

지난해에는 이준석 당시 대표가 참석했다.

김 대표가 도착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김기현 물러가라", "여길 뭐 하러 와"라고 외쳤으나, 큰 소란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김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야당 지도부와 함께 첫 번째 줄에 앉았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도착하자 고개 숙여 인사하면서 잠시 대화를 나눈 뒤 악수했다.

김 대표는 권 여사에게 "건강 잘 챙기시라"고 인사를 건넸고, 권 여사는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웃으며 악수했다.

김 대표는 봉하마을을 찾기 전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뒤 기자들이 추도식 참석 의미를 묻자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를 이제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바로 직전 대통령으로부터 엄청난 박해를 받았던 피해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생각과 철학이 다르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고 그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오전에는 거제의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개혁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남도당위원장 정점식 의원, 거제가 지역구인 서일준 의원, 당 대표 비서실장 구자근 의원, 윤희석 대변인과 함께 생가 곳곳을 둘러보고 기록전시관 전시물을 관람했다.

방명록에는 '특권과 반칙을 청산하는 과감한 개혁으로 나라를 정상화시킨 고(故) 김영삼 대통령님의 뜻을 승계하여 공정과 상식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우리 당 뿌리를 이뤄온 김영삼 전 대통령의 뜻을 다시 한번 새겨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잘 승계해서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어드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기현, 盧 14주기 추도식 참석…"전직 대통령 흑역사 끊어야"(종합)
그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의 권위주의 시대를 청산하고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던 역사적 공헌을 잘 기억해야 할 것 같다"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공직자 재산 등록과 같은 과감한 개혁들을 앞장서서 실천해서 오늘의 자유로운 대한민국,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데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하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생가를 둘러보며 "금융실명제, 부동산 실명제, 하나회 척결은 정말 혁명적인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정말 탁월한 지도자"라고 업적을 회고했다.

김 대표는 "아버지가 1960년에 경상도 도의원을 하셨는데 그때 (김 전 대통령과) 소속이 같은 당이었고, 김 전 대통령과 같은 정치 행보를 해왔다"며 부친이 김 전 대통령이 민주화운동을 할 때 같이 활동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가 권위주의 시대 청산을 위한 반독재 운동에 앞장섰는데, 그 최고 일선에 김 전 대통령께서 계셨다"면서 "오랫동안 YS와 같은 정치적 맥을 이어왔던 집안 아들이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盧 14주기 추도식 참석…"전직 대통령 흑역사 끊어야"(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