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준비 독려…외무성 등 농사 무관 부처까지 총동원
北노동신문에 농사 기사만 7건…"봄철 헛되이 보내면 알곡 잃어"
고질적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봄철 모내기에 사활을 걸고 체제의 모든 영역을 채근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1면에 농사와 관련한 기사를 7건 실으며 모내기 독려에 나섰다.

신문은 '모내기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자' 제하 기사에서 "모내기 준비 시기의 하루하루가 실로 천금보다 귀중하다"며 "공력을 들였으니 만사가 편안히 될 것이라고 여긴다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봄철에 헛되이 보낸 날이 결국에는 알곡을 잃어버리는 시간으로 된다는 교훈도 있다"며 "농업 부문 근로자들은 지금의 하루하루에 한 해 농사가 결정된다는 것을 깊이 새기고 사업에 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사에 과학기술을 활용해 생산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신문은 "'먼거리영농기술문답봉사체계'를 이용하면서 모를 적기에 낼 수 있게 하는 데 큰 힘을 넣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농업성이 운영하는 이 체계는 일종의 원격 농업기술 질의응답 시스템으로 기술적 문제들에 대한 강의, 농업 과학자·기술자·대학교원들과의 질의응답, 관련 동영상 자료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신문은 '치밀한 계획 밑에 영농사업을 추진'이라는 기사에서도 "농업 근로자들은 벼 모판 관리에서 과학 기술적 요구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며 "모내는 기계들에 대한 수리·정비 정형을 다시 한번 따져보면서 미진한 것이 없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농촌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강화해야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농업과 관련이 없는 온갖 부처가 농업 지원에 나서는 점도 전했다.

외무성은 모내는 기계와 씨뿌리는 기계를 "해결"해줬으며, 트랙터 등 농기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연료와 바퀴 등을 농장에 보냈다고 한다.

교육위원회 간부들은 농장에 직접 나가서 성장촉진제, 살초제, 살충제, 분무기 등 영농 물자 보장사업을 진행했다.

국가영화총국, 국가해사감독국, 혁명사적지도국 등의 간부들도 영농 물자를 마련해 농장에 보냈다.

신문은 "알곡 고지 점령의 중요성을 깊이 새긴 위원회·성·중앙기관의 농촌 지원 열의는 높아가고 있다"며 "이것은 농업 부문 근로자들의 투쟁을 크게 고무해주고 있다"고 치하했다.

김덕훈 내각총리는 농업 현장 시찰을 강화하고 있다.

김덕훈은 평안남도와 황해북도의 여러 농장을 돌아보면서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영농 실태를 파악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북한은 '알곡 증산'을 새해 경제 분야의 12개 핵심과제 중 첫 번째 과제로 정할 만큼 식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제재 장기화와 팬데믹에 따른 국경봉쇄로 자재 수입이 여의찮은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