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스위스 순방 직후 연휴…출발 전부터 '투자·수출' 강조
대통령실 "김대기, '나경원 사의표명' 문자 받았다"…관련 언급은 자제, 소강국면 유도?
尹, 경제외교 성과로 설 밥상민심 겨냥…"제2 중동붐 가져올 것"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2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순방의 초점을 민간 투자 유치와 수출 증진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순방 직후 이어질 설 연휴 밥상 민심을 끌어당기기 위해 경제 외교 성과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준비가 한창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차 산업부터 4차 산업, K 콘텐츠까지 전 영역 기업들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 윤 대통령과 동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대한민국 대표로 세일즈한다는 각오로 알찬 성과를 거두고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먼저 UAE 순방 일정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뿐 아니라 중소·중견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총 100여 개 회사로 사절단을 꾸렸다.

이들의 투자 유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경제 부처 장관들도 총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첫 수출전략회의에서 "모든 해외 순방은 철저히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져야 한다"며 "장관들도 비즈니스 이슈를 중심에 놓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윤 대통령은 UAE를 국빈 방문해 현지 국부펀드와 투자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 대통령으로는 9년 만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넓힐 계획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올해 첫 순방국이자 중동 첫 방문지로 UAE를 선택한 것은 우리 외교 초점을 경제 활성화와 수출 확대에 맞추고자 하는 윤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보스 포럼 참석 의미에 대해선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우호적인 투자 환경과 기술 경쟁력을 홍보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화물연대 파업 사태를 '원칙대로' 처리하면서 지난해 말 40% 선 부근에 안착했으나, 북한 무인기 도발 이슈에 발목 잡혀 잠시 주춤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순방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이번 경제 외교 성과가 향후 지지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대통령실 안팎의 기대 때문이다.

정부 기조와 상반된 입장을 나타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며 한때 충돌로 비친 사태를 소강 국면으로 이끄는 것도 윤 대통령 순방에 쏠린 관심을 분산하지 않기 위한 속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 부위원장의 사의 표명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뒤늦게 밝히면서도 수리 또는 반려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주 윤 대통령은 순방 준비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며 "UAE에서 제2 중동 붐(특수)을 가져오고 다보스에서 미래 성장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